April 26, 2024
KCNA Tongil Voice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8)

Date: 02/06/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주흥건 작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 오늘은 여덟번째시간입니다.

><

지배인으로부터 국산화연구실의 전착물시험에 쓸 자기봉을 시급히 보장하라는 과업에 이어 기사장한테서 재삼 부탁까지 받고 떠난 함정철은 줄곧 근심에 잠겨있었다. 봉형전극은 손꼽히는 첨단기술이여서 반제품이나 다름없는 자기봉을 주겠는지 하는 심산에서였다. 어쨌든 범을 잡자면 범의 굴에 가야만 하는 법이라 함정철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즉시로 대방회사의 무역대표를 찾아갔다.

《저… 사실은 선생을 믿고 한가지… 부탁하려고 하는데…》

언제나 청산류수와 같던 정철이 자꾸만 떠듬거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세요? 함선생도 이럴 때가 다 있다니…》

오히려 엽니나쪽에서 활달하게 나왔다.

《무슨 일인가 하면…》

그는 무작정 자기봉이 필요하다는 말로 서두를 뗐다가 자연히 공장에서 자체로 만든 전착물을 시험해보려고 한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자기봉만 구입해가면 영낙없이 성공할것이라는 말까지 하였다. 그러면서 공장에서 전착물시험이 성공하면 앞으로는 자기봉만 사다쓰려 한다는것과 연구사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있던 엽니나가 고개를 끄덕여 동감을 표시했다.

《그 연구사처녀가 여간내기가 아니군요. 설마 함선생의 애인은 아니겠지요?》

정철은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엽니나는 제법 심중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봉만 가져가겠다는건 사실 회사가 그어놓은 붉은 금지선을 넘겠다는거나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든 노력해보자요. 참, 앞으로 자기봉만 사가자면 계약도 새로 맺어야겠지요?》

《아무래도…》

정철은 일이 너무 쉽게 번져지는것같아 말끝을 맺지 못했으나 바라던것이여서 은근히 기뻤다. 하지만 함정철은 이것이 무서운 함정인줄은 몰랐다. …

《물론 과장동문 거기에 무서운 모략이 있다는걸 알수 없었을거요.》

함정철의 이야기를 멈춰세운 지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긴 나도 몰랐구. 그러나 그걸 내다본 사람이 있었소.》

류순은 가득찬 의문을 안고 지배인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지배인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책갈피에서 한장의 편지를 꺼내들었다.

《기사장동무, 이 편지를 다 듣도록 읽는게 어떻습니까? 모두가 알도록 말입니다.》

류만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큰 목소리로 편지를 읽어나갔다.

《지배인동지! 국산화실동무들과 진행한 전착물시험이 실패로 끝난것을 두고 제가 생각한바를 적습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전착물을 자기자신처럼 확고히 믿는 제가 의심되는것은 단 한가지, 수입자기봉입니다. 무역과동무들의 이악한 노력에 대한 모욕으로 될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린 수입원료, 수입제품에 대해 정신을 도사려야 한다고 봅니다. 더구나 반제품수입에서는 특히 더 그러합니다. 선진기술을 독점하여 다른 나라들을 저들의 발밑에 놓인 상품판매시장으로 만들어 영원히 경제적으로 예속시키려고 하는 그들이 우리에게 반제품상태의 자기봉을 곱게 넘겨줄리 만무합니다. 그럴줄 예견은 하면서도 그들의 자기봉으로 우리의 전착물을 시험한 바로 여기에 국산화실장동무나 저의 만회할수 없는 실책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는 내심 자체로 해결한다고 자부해오면서도 자기 힘을 확신하지 못하고 또 기어이 제힘으로 봉형전극을 만들어야 한다는 각오가 부족하다나니 일시 남의것을 쳐다보게 되였고 결국에는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

류순은 더 들을수가 없었다. 기사장 역시 흥분했는지 편지를 더 읽지 못하고있었다.

><

지금까지 단편소설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여덟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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