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09, 2025May 09, 2025
KCNA Tongil Voice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9)

Date: 04/06/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주흥건 작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 오늘은 아홉번째시간입니다.

><

한 평범한 공정기사가 그렇듯 절절히 봉형전극의 국산화를 열망하면서 뛰고있을 때 기사장인 자기는 무엇을 하고있었던가 돌이켜졌으리라.

지배인이 기사장더러 이만 앉으라고 자리를 권했다.

《무역과장동무, 할 말이 없소?》

듣기에 부드러운 물음이였지만 함정철은 고개를 떨군채 중얼거렸다.

《부끄럽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함정철은 얼굴에 질벅히 내밴 땀을 손으로 대충 훔치고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

시험이 실패한 후 봉형전극때문에 다시 대방회사의 무역대표를 찾아간 정철은 무작정 마음속근심을 꺼내보였다.

《엽니나선생, 야단났소.》

《아니, 어떻게 또 왔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는가요?》

정철은 모르쇠하는 그가 대뜸 낯설어보였다.

정철은 속이 부글거렸지만 애써 누르며 예고없이 찾아온 사연을 간단히 얘기하고 이전처럼 봉형전극을 달라고 부탁했다.

엽니나는 잠시 눈을 감은채 가슴에 십자가를 그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눈귀가 웃는것만은 감추지 못했다.

《귀 공장에서 시험이 실패했다니 참 안됐군요. 헌데 이걸 어쩌나? 가격이 전같지 않아놔서… 그새 두배나 뛰여올랐어요.》

《아니, 이거 무슨 황당한 소리요? 계약에 체결된 가격대로 해야…》

《계약이요?! 그거야 이미 취소되구 자기봉을 사겠다는 새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나요? 그걸 파기하구 원래대로 봉형전극을 사겠다면 두배값을 물란 말이예요.》

《이건 너무하지 않소.》

엽니나는 큰소리로 웨치다싶이하는 정철을 조롱하듯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꼭꼭 씹어 말했다.

《귀 공장에서 했다는 전착물시험의 실패원인은 바로 당신에게 있어요. 당신은 정말 어리석어요.》

《그럼 당신들이?! 아, 내가 무슨 일을…》

정철은 두손으로 머리를 움켜쥐였다.

어느결에 자리에서 일어선 엽니나가 오락가락하며 뇌까렸다.

《그러니 함선생, 어서 결심하세요.》

정철의 머리속에서 불꽃이 펑끗 일었다.

류순이와 함께 연구를 계속해왔더라면 이미 전착물을 완성하고 지금은 모름지기 자기봉까지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남을 바라보다가…

함정철은 거연히 머리를 쳐들었다.

《우린 결심했다! 머지않아 우리 공장에서 만든 봉형전극을 보여줄테니 계약은 필요없다!》…

그러니… 류순은 일순간 맥이 쫙 풀리면서 온몸이 바닥으로 잦아버리는것만 같았다. 앞에 앉아있는 아버지의 사색이 된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 지배인의 안색도 흐려있었다.

《그런즉 전착물시험의 실패가 수입자기봉때문이라는것이 확실하단 소린데…》

갈려든 목소리로 하는 지배인의 말이였다.

><

지금까지 단편소설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아홉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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