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9, 2023
KCNA Tongil Voice

숲은 설레인다(1)

Date: 08/06/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김학성 작 《숲은 설레인다》, 오늘은 첫번째시간입니다.

><

맑고 푸른 하늘에 제비들이 떼를 지어 날았다.

여름내껏 몰라보게 자란 새끼제비들도 엄지들 못지 않게 억센 나래를 힘차게 퍼덕이며 강남갈 차비를 한다. 병풍속의 그림처럼 수려한 산림으로 둘러싸인 마을주변을 빙빙 돈다. 한바퀴 또 한바퀴 … 마치도 자기들이 나서자란 오붓한 산골마을을 떠나기가 아쉬운듯.

인숙은 걸음을 멈추고 제비떼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혹시 저속에 우리 집에 둥지를 튼 제비네 가족도 있지 않을가?》

그 말의 음파가 전달되였던지 갑자기 여러마리의 제비들이 인숙의 머리우로 날아돌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반갑게 우짖는다.

《옳아. 저건 분명 우리 집에서 나서자란 제비들이다!》

인숙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것봐라, 한마리의 제비가 그의 어깨에 내려앉을듯 낮추 날아왔다. 제비의 발그레한 발목에서 파란 실오리가 얼핏 눈에 띄웠다.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분명 그 제비다.

언제인가 소란스레 짹짹거리는 소리에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새끼제비 한마리가 처마밑에 떨어져있었다. 새끼제비는 그를 쳐다보며 애처롭게 울었다. 엄마에게 하소연하는 아기처럼.

가슴이 섬찍해진 인숙은 제비를 조심히 집어들었다. 다리가 부러져있었다.

《얼마나 아플가. …》

부러진 다리에 외용약을 발라준 다음 작은 부목을 대고 헝겊으로 꽁꽁 싸매주었다.

둥지에 넣어줄가 하다가 상처가 아물 때까지 집안에서 돌봐주었다. 그때 노란 부리를 쫙쫙 벌리며 먹이를 받아먹던 모양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발이 다 아물어 둥지에 올려놓으면서 발목에 파란 실을 감아 표시해놓은것이였다.

그동안 퍽 정이 들었던 제비들이 떠나간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찡해난다.

《잘 가거라, 제비들아. 래년에 또 오너라!》

자기가 키운 제자들을 떠나보내던 심정이다.

제비들은 그의 머리우에서 날아옌다.

이때 마주오던 양복차림의 젊은 녀인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 어데 갔다오십니까?》

인숙이 배워준 제자였다.

《오, 은하구만. 이웃마을에 볼일이 있어서 좀…》

《뒤떨어진 학생들의 학습지도를 해주신게군요. 선생님은 집에 들어가서도 여전하십니다.》

《뭘, 그런걸 가지구 다…》

《우리 학급애들도 좀 도와주십시오.》

《응, 그러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던 은하가 갑자기 생각난듯 말머리를 돌렸다.

《참, 금성이를 만나보셨습니까?》

실주름잡힌 갸름한 눈을 쪼프리며 인숙이 되물었다.

《금성이라니?…》

《아, 그 축구를 잘하던 장금성이 말입니다.》

><

지금까지 단편소설 《숲은 설레인다》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첫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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