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09, 2025May 09, 2025
KCNA Tongil Voice

나의 교수안(3)

Date: 20/09/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최영훈 작 《나의 교수안》, 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선생님은 긴장해진 우리들에게 싱긋 웃어보였다.

《이것 역시 솔직성의 한 표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얼굴이 벌개진 재혁이를 바라보며 나는 잘코사니야 하고 깨고소한 웃음을 지었다. 사실 학급장인 나에게 있어서 재혁이는 코코에 말썽만 일으키는, 그야말로 전혀 도움이 안되는 애물단지였던것이다.

《둘째로, 나는 대담하고 용감한 학생을 좋아합니다. 우물쭈물하면서 남자답지 않게 행동하는것은 질색입니다. 자, 그럼 출석을 부르겠습니다.》

출석부를 펼친 선생님은 한사람한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선생님이 지명할 때마다 동무들은 자기들의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하여 가슴을 쭉 펴고 일어나군 했다. 더우기 남학생들은 용감하고 대담한 표징이 외모에 있기라도 한듯 발뒤축까지 들며 대답하였다.

출석부를 덮으며 선생님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100% 출석! 아주 좋습니다. 이건 우리가 얼마든지 학교적으로 제일 앞선 모범학급으로 될수 있다는 힘있는 증거입니다.》

학생들의 눈길이 휘둥그래졌다.

제일 락후하다는 꼬리표를 달고다니는 우리 학급이 제일 모범이 될수 있다는 소리가 놀랍게 들려왔기때문일것이다. 나 역시 선생님의 말씀이 뜻밖이여서 눈만 껌뻑거렸다. 선생님은 놀라는 우리를 둘러보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이제 한해후이면 군대에 입대하는 동무도 있을게고 대학에 입학하는 동무도 있을것입니다. 우리의 가슴속에 간직될 학창시절이 가장 소중하고 값있는 추억으로 되자면 모두가 마음을 합쳐 하나의 지향을 위하여 달려야 합니다.》

길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우리의 가슴속에 준 여운은 적지 않았다. 선생님은 그날 많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앞에 앉아있는 학생들이 아직 나이가 어린 철부지들이 아니라 다 자란 성인들인것처럼 진지하게 말씀을 하였다.

그 꾸밈없는 모습에서 모두가 대번에 친근감을 느꼈다는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것이다.

선생님은 다음날 학교에서 20여리 떨어진 구봉산에 나무를 심으러 가게 되였다는것을 알려주었다.

애들은 순간에 환성을 터뜨렸다. 마치 들놀이라도 가는것처럼 기분들이 둥 떠서 말이 아니였다. 그러나 몇몇 애들은 순간에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매 가정의 살림살이가 풍족하지 않았다.

어떤 애는 점심밥을 준비하기 어려워 슬그머니 학교에 결석하기도 했다.

학급의 말썽군인 재혁이도 다를바 없었다.

그가 말썽을 피우는 원인의 하나도 바로 가정사정에 있다는것을 잘 알고있지만 도무지 가책이라는것을 느끼지 못하고 뻑뻑 맞서기만 하는 꼴이 보기 싫어 나와 자주 마찰이 일어나군 하였던것이다.

아니나다를가 방금전까지 퇴비무지에 올라선 수닭처럼 고개를 빼들고 후뜰거리던 재혁이의 얼굴색이 금시 썩은 콩을 씹은 상이 되였다.

그 기색을 알아차린듯 선생님은 모든 동무들이 늦지 말고 제정된 장소에 모일것을 다시금 강조하였다.

지금까지 단편소설 《나의 교수안》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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