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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NA Tongil Voice

나의 교수안(6)

Date: 26/09/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최영훈 작 《나의 교수안》, 오늘은 여섯번째시간입니다.

아직 초봄이라 산골날씨는 쌀쌀했다.

숨이 차서 헐떡거리는 애들이 감기라도 들가봐서인지 선생님은 주변에서 마른 나무가지들을 모아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얼마후 세개의 우등불이 기세좋게 타올랐다.

《자, 어서들 불무지에 빙 둘러서시오.》

선생님은 되는대로 벗어제낀 옷깃들을 차근차근 바로잡아주며 매 동무들을 우등불가까이에 앉혀주었다.

어찌 보면 그 모습은 교원이라기보다 친부모같았다. 거기에다 따끈따끈한 물을 마시고 땀에 젖은 몸과 옷까지 말리우고나니 금시 새힘이 솟구치는것만 같았다. 우리는 그 기세로 나무구뎅이파기작업에로 돌입하였다.

선생님은 학급을 세개의 작업조로 나누고 구뎅이 팔 자리를 정해주었는데 그옆에서는 재혁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배낭에서 도끼와 톱 같은 공구들을 꺼내서 섬겨주고있었다.

공구들을 다 꺼낸 재혁이가 빈 배낭을 툭툭 털며 뻐기듯이 나를 힐끗 바라보자 나는 그만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히고말았다.

결국 재혁이가 메고온 그 배낭속엔 요란한 점심밥이나 간식이 아니라 작업공구들이 들어있었던것이다.

난 그런것도 모르고…

《재혁동문 학급장동무네 작업조에서 일하시오.》

《예?!》

선생님의 말씀에 재혁이뿐 아니라 나까지도 놀랐다.

재혁이한테 미안한 감정이 없는건 아니였지만 그동안 옹친 감정이 순간에 풀어진것은 아니였기때문이였다. 선생님은 더 말할것도 없다는듯 손을 홱 저어보이고나서 다른 작업조로 걸음을 옮겼다.

나와 재혁이는 삽과 곡괭이를 들고 말없이 구뎅이를 파기만 했다.

깊어지는 구뎅이를 경계로 나는 재혁이와 마주서서 누구의 뚝심이 더 센가 내기라도 하듯 경쟁적으로 땅을 들이팠다.

그러던 나는 《아-》 하고 외마디비명을 지르며 손에 쥔 곡괭이를 놓치고말았다.

땅속에 묻혀있는 큼직한 돌에 곡괭이날이 부딪쳤던것이다. 물집이 터진 손바닥에서는 피가 내배고있었다.

얼결에 내쪽을 바라본 재혁이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자, 이걸루 닦아.》

눈같이 하얀 수건에 차마 어지러운 손을 대기가 멋했다. 방금전까지 개와 고양이처럼 아웅다웅하던 애한테서 동정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은근히 자존심도 살아났다.

《괜한 고집 쓰지 말구 받으라니까. 구뎅이를 하나만 파구 그만둘래?》

나는 옹졸한 모습을 보이는것같아 손수건을 받아들었다.

손수건이 순간에 어지러워졌다.

《이거 미안하구나.》

나의 말에 재혁이는 아무렇지 않은듯 씩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까짓 빨면 그만이야.》

그러고보니 재혁이는 내가 생각했던것처럼 속이 좁은 아이가 아니였다.

지금까지 단편소설 《나의 교수안》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여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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