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01, 2024
KCNA DPRK Media

봄날의 상봉

Date: 25/11/2023 | Source: DPRK Media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1

휴회가 선포되자 허강진은 청사밖으로 나왔다. 그들이 회의에서 열을 올리는 사이에 하늘이 좁다하게 몰려든 구름은 눈송이들을 뚝뚝 떨구고있었다. 이해 첫눈이였다.

허강진은 머리우에 하얗게 덮이는 눈을 의식 못한채 먼산만 줄곧 바라보았다. 자기 마음이 닿는 정점도 저 산의 봉우리처럼 멀리에 있다는 아뜩한 예감이 불시에 갈마들었다. 하지만 절대로 물러설수는 없다.

《자, 한대 태우라구.》

곁에 다가온 지배인이 그에게 담배 한대를 권하였다.

허강진은 그가 주는 담배를 받기는 하였지만 입에 물지 않고 방금전까지 회의장에서 자기의 주장을 박정하게 꺾어버리던 그를 괴롭게 여겨보았다.

지배인은 몇걸음 걸어 공장담장에 다가갔다. 그리고는 눈을 한줌 움켜쥐고 둥글둥글 빚기 시작했다. 한개… 두개… 세번째 눈덩이까지 빚어 담장우에 나란히 세워놓은 그는 허강진에게로 몸을 돌리였다.

《이리 좀 오오.》

허강진이 다가오자 지배인은 입에 문 물주리를 뽑아 자기가 빚은 눈덩이들을 가리키였다.

《강진동무, 우린 벌써 세해째 함께 눈을 맞고있소.》

옳은 말이였다. 바로 3년전 이맘때 첫눈이 내리던 날 허강진을 책임자로 하는 연구조가 이 ××종이공장에 표백종이생산공정을 완성하기 위해 평양에서 내려왔던것이다.

세개의 눈덩이가운데서도 맨끝에 놓인것이 날카로운 얼음쪼각이 되여 허강진의 가슴에 날아와 박히였다. 왜냐하면 처음 두해동안 왕왕 진척되던 연구사업이 세번째 해에 와서 ㅎ촉매연구라는 한가지 일이 마무리되지 않아 옹근 한해를 제자리걸음하기때문이였다.

이즈음에 와서 공장일군들속에서는 ㅎ촉매가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고 수입경로가 안전한것을 고려하여 그것만은 수입산으로 보장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였다.

그들은 직접적인 경영관리자의 립장에서 더이상 시간과 자금을 허비할수 없다는것이였다. 물론 그들중에는 지배인도 있었다.

하지만 허강진은 그들의 의견에 동조할수 없었다. 그는 애초에 원료의 100프로 국산화를 목표했던것이였다.

며칠전 의견상이가 격화된 가운데 또 한차례의 실험이 실패하였다. 하여 좀전에 있은 협의회에서는 ㅎ촉매연구를 계속하겠는가 아니면 덮어버리고말겠는가 하는 론쟁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여러 시간이 흘렀지만 결론이 내려지지 않자 지배인은 하는수없이 휴회를 선포했다.

흘러간 나날을 돌이켜보며 세개의 눈덩이를 응시하던 지배인은 허강진의 어깨에 내려쌓인 눈을 털어주며 다정히 말하였다.

《강진동무, 그간 동무들은 정말 수고가 많았소. 이제 철수한다고 해도 우리 공장은 웃으며 동무들을 바래줄것이고 동무들의 공로를 영원히 잊지 않을것이요. 어찌겠소, 하루아침에 이 세상의 진리를 다 밝혀낼수는 없지 않소?! 그림자가 생기는것은 자연의 법칙이요. 중요한것은 또 한걸음 크게 전진했다는거지. 사실 동무들의 노력으로 얻은 경제적리익은 대단하오. 그러니 공연히 ㅎ촉매 하나때문에 너무 마음쓰지 마오.》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고있던 허강진은 눈덩이를 하나 더 빚어 담장우에 올려놓았다.

《이렇게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다음해 첫눈이 내릴쯤이면 꼭 100프로 국내산원료로 만든 표백종이가 쏟아져나오게 하겠습니다.》

《강진동무, 지금 나라의 경제형편은 어렵소. 매 경제일군들이 시간과 자금을 최대한 아껴 나라에 이바지해야 할 때란 말이요. 이런 때 전진이 없는 일을 붙안고 제자리걸음을 하는건 옳지 않소.》

《하지만…》

허강진이 지배인의 말을 론박하려고 할 때 정문에서 경비를 서던 청년이 그들에게로 달려왔다.

《누가 허강진연구사동지를 찾아왔습니다.》

《나를? 누구랍니까?》

허강진은 귀찮은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안려옥이라는 연구사입니다.》

《예?!》

그 말에 놀란 허강진이 정문쪽으로 눈길을 돌리자 맑은 얼굴에 까만 눈동자가 유난한 처녀가 손을 흔들어보였다.

《미안합니다.》

허강진은 지배인에게 량해를 구하고 공장정문으로 달려갔다.

《려옥동무.》

《강진동무.》

두사람은 손을 맞잡고 반갑게 서로 마주 보았다.

《동무도 참… 전화나 하고 올것이지. 그럼 내 마중이라도 갔을게 아니요.》

나직한 어조로 나무라는 허강진에게 려옥은 방그레 미소를 지었다.

《동무가 바쁠것같아서 일부러 알리지 않았어요.》

강진은 가까이에 있는 큰 느티나무밑으로 려옥을 이끌었다.

《그래, 어떻게 왔소?》

《과제를 끝내고 연구소로 돌아가던 길에 들렸어요.》

《벌써?》

《그래요.》

허강진과 한연구실에서 일하는 안려옥은 린접군에서 맡은 과제를 수행하고있었다. 그들은 서로 경쟁을 걸었댔는데 결국은 안려옥이 이긴것이였다.

《축하하오.》

《고마워요. 그런데 얼굴색이 좋지 않군요. 경쟁에서 지니까 서운한게지요?》

강진은 도리머리를 저었다. 그는 자기의 마음속에서 출렁이는 괴로움의 물결이 사랑하는 처녀의 기쁨까지도 적셔버릴가봐 시무룩해졌던 얼굴에 제꺽 미소를 떠올리였다.

《서운하긴… 한번쯤 이긴걸 가지고 그리 으시대지 마오.》

《쳇, 그래 다음번엔 날 이길것같애요?》

《아무렴.》

《좋아요. 헌데 난 축하받아야 할 일이 한가지 더 있어요.》

《뭔데?》

《난 이번에 박사론문집필에서 제일 애로되던 문제를 해결했어요. 인차 완성할수 있을것같애요.》

처녀의 성과는 강진에게 있어서 참으로 기쁜 소식이였지만 그는 일부러 시치미를 뻑 따고 퉁명스레 대꾸했다.

《박사론문이 통과되였다면 몰라도… 아직 축하받긴 이르오.》

《에이, 심술꾸러기.》

려옥은 강진에게 방금 내린 깨끗하고 하얀 눈가루를 한줌 쥐여뿌렸다.

《허허허, 그만하오. 내가 잘못했소. 정말 대단하오. 동무를 축하해서… 그렇지, 마침 점심시간인데 어서 식당에 가기요.》

두팔을 황황히 내저으며 눈가루를 피하는 강진을 흘겨보던 려옥은 그를 따라 식당으로 향하였다.

이날 안려옥을 바래주고 돌아오던 허강진은 공장정문을 몇발자국 앞에 두고 실장에게서 오는 전화를 받게 되였다.

《강진동무, 지배인동지에게서 말을 다 들었소. 힘들지?》

《괜찮습니다. 다만 성공을 눈앞에 두고 주저앉는 사람들때문에 손맥이 풀릴 때가 많을뿐입니다.》

《허허, 그래 시간을 얼마나 더 주면 되겠소?》

《ㅎ촉매가 어려운건 사실이지만 결코 넘지 못할 고개는 아닙니다. 지배인동지에게도 말했는데 넉넉히 잡아 1년이면 될것같습니다.》

허강진의 대답에 실장은 한동안 침묵을 하였다. 이윽고 그가 하는 말은 바위돌을 굴리는듯 힘겹게 한마디한마디 흘러나왔다.

《강진동무, 그렇게 오래 걸린다면… 공장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주는것이 어떻겠소?》

《예?!》

이것은 뜻밖이였다. 늘 자기를 지지해주던 실장마저 반대를 하면 연구사업을 계속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물밀듯이 닥쳐들었다.

《실장동지, 저…》

《강진동무, 마음을 다잡고 내 말을 좀 들어보오. 지금 연구소에서는 해외에 공동연구를 내보낼 연구사를 선정하고있소. 많은 일군들이 동무를 점찍고있는데 현재 맡고있는 연구사업이 끝나지 않은것때문에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있소.》

실장은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다시 권고하였다.

《흔치 않은 기회인데 잘 생각해보오.》

자기의 장래를 생각해주는 실장의 후더운 마음에 강진은 온몸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와의 통화가 끝나자 강진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났다.

사위는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 저쯤 공장담장우에서는 자기가 낮에 빚어놓았던 눈덩이가 또렷이 보이였다. 허강진은 터벌터벌 걸어가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는 랭기를 느끼지 못하고 자기 생각에만 골똘했다.

만약 ㅎ촉매연구를 그만둔다면… 공장일군들의 요구도 만족시키고… 나의 앞날을 념려해주는 실장의 권고도 받아들이는것으로 된다.

또 국제적인 공동연구에 참가하여 실력도 높이고… 잘하면 세계적인 명예도 얻을수 있다. 하지만 ㅎ촉매연구를 계속 내밀다가 만약 1년후에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공장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가진 좋은 인상은 흐려질것이고… 이 허강진을 자기의 후임으로 점찍고 여러모로 관심을 돌려주고있는 실장동지도 나에 대해 실망할것이다.

허강진은 자기의 손에서 녹다만, 이젠 얼음덩이가 된 눈덩이를 뚤렁 떨궈버리고말았다. 그리고는 별로 가벼워진듯한 마음을 안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2

한달후 허강진의 연구조는 종이공장에서의 사업을 마무리하고 연구소로 돌아왔다. 여러해동안의 고행끝에 국내산원료에 의한 표백종이생산공정을 구축해놓은 그들에 대한 환영은 열렬했다.

연구소에서는 성대한 축하모임이 진행되였다.

연구조성원들은 주석단에 앉았고 허강진은 연탁에 나서서 연구조의 활동에 대한 총화보고를 하였다.

박수소리에 보고가 끊기웠을 때 허강진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안려옥을 찾았다.

려옥은 신중한 눈길로 문건 하나를 보고있었는데 그 문건밑에는 빨간 꽃송이 하나가 눌리워있었다. 애인에게 보내는 박수소리를 듣는듯마는듯 자기 일에만 몰두하는 려옥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있었다.

강진에게 있어서 그 모양은 무례하기보다는 오히려 사랑스러워보였다.

모임이 끝났을 때 강진은 려옥에게서 그 꽃송이대신 마른 나무막대기같은 손전화통보문 하나를 받았다.

《저녁에 퇴근할 때 만나자요.》

록색솜옷을 입고 하얀 목도리를 감은 려옥은 연구소정문앞에서 기다리고있었다. 그는 연분홍벙어리장갑을 낀 손으로 눈덩이 하나를 빚다가 자기를 찾느라고 사방 두리번거리는 강진에게 던지였다. 난데없이 날아온 눈덩이를 맞고서야 처녀를 발견한 강진은 싱글거리며 그에게 다가갔다.

《려옥동무.》

《가자요.》 처녀는 쌀쌀한 어조로 명령했다.

둘은 하얀 눈송이들이 내려쌓이는 유보도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연구소가 어지간히 멀어지자 려옥은 손가방에서 물병 하나를 꺼내여 그에게 내밀었다.

《마시라요. 얼음물이예요.》

《얼음물? 어… 어… 난 싫소.》

강진은 머리를 흔들며 반걸음 물러섰다.

《이건 처벌이예요. 싫든좋든 마셔야 해요.》

《뭐가 잘못된게 아니요? 지금 눈이 펑펑 내리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처벌이요?》

허강진이 단호히 거절하자 려옥의 까만 눈초리가 바짝 쳐들리였다.

《정말 안마시겠어요?》

하는수없이 병을 받은 강진은 얼음물을 꼴깍꼴깍 절반쯤 마셔버리였다.

《어… 차다. 래일 저녁엔 병원에서 만나게 될거요.》

《이젠 정신이 좀 드는가요? 몇가지 물어보겠는데 거짓말을 하면 얼음물을 또 마시게 하겠어요, 동의해요?》

《아예 얼궈죽일 잡도리군.》

강진은 탄식을 하였다.

《그럼 시작하자요. 종이공장에 나갈 때 뭐라고 다짐했어요? 100프로 국내산원료를 쓰는 표백종이생산공정을 완성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렇소.》

흔연히 대꾸하는 강진에게 려옥이 손가방에서 자료 하나를 꺼내여 내보였다.

《그럼 이건 뭐예요?》

강진은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 자료는 새로운 표백종이생산공정에 대한 학술자료였다.

《그래 ㅎ촉매가 국내산인가요, 수입산인가요?》

《수입산이요.》

《그럼 말해봐요. ㅎ촉매문제를 왜 그냥 덮어버렸는지?》

강진은 표정을 바꾸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우린 ㅎ촉매연구에만도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했소, 거의 1년간이나… 맹랑하게도 성과는 거두지 못했소. 알아본데 의하면 ㅎ촉매는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고 수입경로도 안전하다고 하오. 그래서 공장참모부와 토론하여 ㅎ촉매만은 수입으로 보장하기로 하고 연구과제를 마무리했소.》

자기가 그토록 반대했던 일부 공장일군들의 론거로 지금은 자신이 직접 애인을 납득시키고있다는 생각에 강진은 민망해졌다.

《그럴듯하군요. 하지만 옳지 않아요. 그렇게 무른 땅만 골라갈고 굳은 암반은 피해가는 식으로 일하는것은 과학자의 옳은 태도가 아니예요.》

강진은 마디마디 력점을 찍어가며 반박했다.

《우리가 한 일은 결코 무른 땅을 가는 일이 아니였소. 그리고 우리의 연구사업으로 인한 경제적리익은 대단하오. 난 이번 일에 대해 긍지를 가지오.》

눈가루가 섞인 겨울바람에 려옥의 머리칼이 흩날리였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 연구사들은 완전무결한 창조물을 내놓아야 해요. 하지만 동무는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자 중도반단했어요. 시간이 흐른 뒤에 후회하지 말고 ㅎ촉매국산화도 마저 완성했으면 좋을것같군요.》

《려옥동무, 내 말을 좀 듣소.》

려옥에게 바투 다가간 강진은 목소리를 낮추고 자기가 결심을 바꾸게 된 동기와 그때 생각했던것들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처녀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렇게 됐군요.》

그는 몇발자국 떨어진 곳에 있는 눈무지에 가서 병을 기울였다. 맑은 물이 쭈르르 쏟아졌다.

이 일이 있은 뒤로 허강진은 자기와 안려옥사이에 석연치 않은 안개가 흐르고있음을 감촉하였다. 하지만 그는 해외출장준비로 몹시 바빴으므로 그에 대하여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하였다. 다만 오래동안 헤여져있어야 한다는 애달픔때문이라고 단정했다. 그럭저럭 또 한달이 흘러 허강진이 조국을 떠나는 날이 왔다.

대기실의자에 허강진은 안려옥과 나란히 앉아있었다. 떠나야 할 사람들과 바래주러 나온 사람들로 주위는 소란했지만 그들은 마치 일생 할 말을 다한 사람들처럼 침묵하였다. 려행자들의 탑승을 요구하는 방송원의 목소리가 울리자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려옥은 손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여 강진의 안주머니에 넣어주었다.

《강진동무, 부디 건강하세요.》

《걱정마오. 참, 그리고 박사론문을 빨리 완성하오. 내가 곁에서 도와주면 좋을텐데… 하긴 동무힘만으로도 두석달이면 얼마든지 해낼수 있을거요. 학위를 받으면 소식을 보내주오.》

려옥은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렇게 하겠어요.》

출입구를 몇발자국 앞에 두고 강진은 려옥의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고 처녀의 숨결을 느끼며 오래동안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이만 헤여지자요. 그러다 비행기가 날아가버리겠어요.》

려옥이 재촉해서야 강진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 그 손을 가까스로 놓았다.

이윽고 비행기에 오른 그는 려옥이가 안주머니에 넣어준것을 꺼내보았다. 그것은 소나무가 수놓아진 하얀 손수건이였다.

3

그로부터 한해남짓한 나날이 흘렀다.

허강진을 태운 려객기는 비행장활주로를 따라 착륙하고있었다.

시창너머로 그립던 조국의 봄을 내다보는 허강진의 가슴은 자신에 대한 긍지감으로 달아올랐다. 이 활주로에서 조국땅을 떠나 외국에 나가던 때로부터 1년… 그동안 허강진은 국제적인 공동연구조의 핵심인물로 활약하였다. 그는 연구조의 가장 젊은 연구사였지만 자기의 총명한 두뇌와 완강한 노력으로 제기되는 암초들을 하나하나 까버렸다. 성공의 날 만찬회에서 연구조의 책임자인 주최국의 원사는 이렇게 발언하였다.

《청년연구사 허강진선생의 영원한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듭시다.》…

얼마후 허강진은 트렁크를 들고 출입구로 나갔다. 그는 마중나온 연구소사람들과 반갑게 상봉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들속에는 안려옥이 없었다. 서운한 마음을 안고 허강진은 어디선가 불쑥 그가 나타나 자기에게로 달려올것만 같아 계속 주위를 살펴보았다.

집에 돌아와 려장을 푼 다음 허강진은 곧 손전화기에서 안려옥의 번호를 찾아 호출단추를 눌렀다. 한해동안 그토록 듣고싶던 처녀의 목소리가 울리면 전화기속에서 흐르는 전류도 밖으로 뿜어져나올것만 같았다.

웅― 웅― 하고 호출신호가 갔지만 상대자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금 호출을 하였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강진은 고민에 빠졌다.

그가 왜 나오지 않았을가. 전화는 왜 받지 않을가.

혹시 떨어져있은 하루하루가 락엽이 되여 자기에 대한 려옥의 정을 덮어버린것은 아닌지. …

책상에 처녀가 준 하얀 손수건을 펼쳐놓은 허강진은 거기에 수놓아진 잎새푸른 소나무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허강진은 문득 박사론문을 빨리 완성해서 학위를 받은 다음 국제우편으로 소식을 알려달라고 려옥에게 했던 당부가 떠올랐다.

(그가 박사학위를 받았을가?)하는 의혹이 갈마들기 시작했다.

(아니, 그는 해냈을것이다. 다만 자기의 성과를 자랑하기 싫어하는 성미때문에 알리지 않았을것이다.)

생각은 이렇게 흘러갔지만 바위에 돋은 이끼같은 불안감은 쉽사리 씻어지지 않았다.

몇시간후에야 강진은 안려옥이 걸어오는 전화를 받게 되였다.

하고싶던 말은 많았지만 왜서인지 그들의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가슴속에서 진동하는 흥분만이 서로 공명되여 심장의 박동을 빠르게 할뿐이였다.

려옥은 연구사업때문에 지방에 내려가있다고 하였다. 그는 해외에서 이룩한 강진의 성과를 축하해주고 인차 만나지 못하는데 대해 미안하다고 할뿐 박사학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강진은 혹시 려옥이 학위를 받지 못한 경우 그의 마음을 괴롭히거나 딱하게 할것같아 따로 묻지 않았다.

하여 안려옥의 박사학위는 강진에게 있어서 미지수로 남게 되였다.

다음날 허강진은 연구소로 출근하였다. 안면있는 연구사들과 수인사를 나누며 청사안으로 들어선 허강진은 자기네 방으로 향한 복도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박사학위소유자들의 사진을 붙인 게시판이 복도벽에 새로 나붙어있었던것이였다.

강진은 게시판에서 안려옥의 사진부터 찾았다. 유감스럽게도 허강진의 마음에 그토록 아름답게 새겨진 처녀의 모습은 거기에 없었다.

그는 자기의 의혹이 공연한것이 아님을 느꼈다.

려옥이 지금 비행장에서 자기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것때문에 상봉의 날마저도 미루며 고행을 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행동을 두고 아무리 연구사업이 중한들 시간을 좀 조절하면 상봉의 순간을 얼마든지 마련할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고 서운하게 여겼던 자신이 불만스러워졌다.

강진은 무엇보다도 려옥을 도와 그의 학위론문을 완성시켜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히며 걸음을 옮기였다.

그는 실장의 말에 깜짝 놀라며 물었다.

《××종이공장 표백종이생산공정이란건 대체 뭡니까?》

실장은 도리여 의아해하였다.

《그때 동무가 책임지고 꾸려놓지 않았댔소?! 벌써 잊었소?》

《그거야 이미 끝난 일이 아닙니까? 헌데 려옥동무가 뭘 완성한다고 다시 거기에 내려 갔단 말입니까?》

《동문 아직 모르고있소? 려옥동무가 말을 안했단 말이요?》

물음표는 두사람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눈덩이처럼 커졌다.

《현장에 내려가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공장에 다시 갔을줄이야. 전화할때 별스레 말을 돌린다 했더니…》

《려옥동문 지금 ㅎ촉매국산화문제를 연구하고있소.》

《아, 그럼?!》

강진은 아연해졌다. 이젠 모든것이 리해되였다.

꼭 먼산을 바라보며 걸어가다가 얼음판에서 미끄러진 기분이였다.

《그가 언제 내려갔습니까?》

《동무가 출국한지 두달쯤 지났을 때였소. 하루는 려옥동무가 ㅎ촉매국산화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하면서 ××종이공장에 보내달라고 하더군. 그래서 동의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완성하지 못하고있구만.》

《ㅎ촉매연구가 어느 정도 진척되였다고 합니까?》

《거의 마감단계라고는 하던데…》

《실장동지, 제 아무래도 종이공장에 다시 내려가봐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오. 지금 ㅎ촉매수입에서도 문제가 생겨 그 공장에서는 표백종이생산이 중지될것같다고 하오. 종이공장 지배인이 지금 평양에 올라와있을거요. ㅎ촉매문제때문에 어제 우리 연구소에도 들렸댔소.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공장에 내려가도록 하오.》

《알겠습니다.》

허강진은 곧 지배인에게 손전화를 걸었다. 마침 그는 오후에 공장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강진은 그의 차를 타고 함께 가기로 하였다.

4

년로보장나이를 가까이한 종이공장 지배인은 그사이 무척 늙어보였는데 눈빛만은 여전했다.

《외국에 갔댔다지?》

《예.》

《갔던 일은 잘됐소?》

《필요한 일은 다 하고 왔습니다. ㅎ촉매수입에서 문제가 생겼다는건 뭡니까?》

순간 지배인의 눈에 노기가 서리였다.

《지난해말에 우리와 계약을 맺고있던 회사에서 ㅎ촉매가격을 새해부턴 다섯배나 올리겠다고 통지가 왔댔소. 이러쿵저러쿵 리유도 말하던데 그건 구실이고 분명히 제국주의자들의 제재봉쇄책동의 일환이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행태를 용납할수 없어 그 회사와의 관계를 끊어버리고말았소.》

강진은 가슴이 섬찍했다.

두해전 겨울의 그날 ㅎ촉매연구를 계속할것인가 말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동요하며 이런저런 타산을 굴린데 대한 자책감이 온몸을 태우며 엄습해들었다.

《지금 남아있는 ㅎ촉매로 생산을 언제까지 할수 있습니까?》

《래일 아침부터는 생산을 더 할수 없게 되오.》

지배인은 승용차문의 시창을 내려놓고 담배물주리를 꺼내물었다.

《그때 우리가 ㅎ촉매국산화를 마저 하지 않은것은 큰 과오요.》

《안려옥동무의 연구는 어떻게 되고있습니까?》

《거의 끝나가고있는데 마지막실험이 위험해서 중지시켰소. 그에게 기술적으로 안전담보가 설 때까지 절대로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고 왔소.》

강진의 심장은 불안으로 높뛰였다.

《생명이 위험하다는겁니까?》

《그렇소. 안려옥연구사는 기계를 세우지 않고 한사코 실험을 하겠다고 하는데 난 동의할수 없소. 귀중한 처녀요. 난 그가 ㅎ촉매연구를 계속하겠다고 찾아왔을 때 시답지 않게 여기며 잘 도와주지 않았댔소. 하지만 지금은 그의 얼굴만 쳐다보게 되는구만. 그는 지금 낮과 밤이 따로없이 일하고있소.》

뇌리에 사무치는 두려운 예감에 허강진은 급히 손전화기를 꺼내여 안려옥을 찾았다. 처녀의 손전화기는 전원이 차단되여있었다. 허강진에게는 고속도로를 따라 질주하는 승용차가 별스레 더디게 느껴졌다.

그들이 탄 승용차가 공장정문에 다달았을 때 공장안에서 하얀 구급차가 신호등을 깜빡이며 달려나와 시병원쪽으로 가버렸다.

공장안에 들어가 급히 차에서 내린 허강진과 지배인은 마당 한쪽구석에서 머리를 싸쥐고 앉아있는 기사장을 발견하였다.

지배인이 다급히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기사장동무, 어떻게 된거요? 방금 나간 구급차는 뭐요?》

기사장이 커다란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엉거주춤 일어났다.

《지배인동지, 안려옥동무가 끝내 실험을 하다가 사고를…》

《참 답답하구만. 그래 동문 그를 막지 못하고 뭘했소?》

《연구사동무는 누구도 모르게 실험실에 들어갔습니다.》

지배인은 풀썩 고개를 떨구었다.

《그래, 그래. 다 내 잘못이요. 허강진동무, 동무넨 서로 남다른 사이라던데… 정말 미안하오. 어서 병원에 가기요.》

허강진은 지배인이 이끄는대로 승용차에 올라 병원으로 향했다.

려옥은 한시간동안 구급치료를 받고서야 의식을 차리였다. 침대곁에 앉아있는 허강진을 알아본 처녀는 반색을 지었다.

《강진동무.》

허강진은 려옥의 손을 잡아 꼭 쥐고 나직이 말했다.

《동무도 참, 그런 모험을 하다니?…》

려옥은 미소를 지으며 곁에 있는 조수처녀에게서 실험수첩을 받아 허강진에게 넘겨주었다.

《강진동무, 어서 공장실험실에 돌아가 여기에 적혀진 반응물의 량대로 ㅎ촉매합성실험을 해주세요. 아마… 최종실험이 될거예요.》

려옥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실험의 성공에 대한 확신감이 떠돌았다.

《려옥동무, 조금 있다가 동무에 대한 수술이 있겠는데 보고 가면 안될가?》

처녀의 낯빛은 엄하게 변하였다.

《걱정말고 어서 가세요. ㅎ촉매가 없으면 래일 아침부턴 동무가 개발한 표백종이생산공정이 멎어서게 돼요.

난 우리 나라가 잘사는것을 배아파하고 한사코 막아보려는 제국주의자들이 바라는대로 우리의 기계설비가 멎어서게 할수는 없어요. 어서 가세요. 동무가 떠나야 난 수술실에 들어가겠어요.》

허강진은 아무말없이 려옥의 실험수첩을 손에 꼭 들고 병원을 나섰다.

그날 밤의 최종실험은 성공적이였다.

안려옥은 보름후에 완쾌되여 퇴원하였다.

물흐름소리가 유정한 강변에 허강진과 마주하고 서있는 안려옥의 자태는 버들아지에서 돋아난 봄눈 하나가 잎새로 피여난듯 청초하였다.

허강진은 숙제를 못해오고 교원앞에 선 학생처럼 머리를 수그리고있었다.

《려옥동무, 날 욕 많이 하오. 다 내 잘못이요.》

《그런 말 말아요. 동무가 해외에서 한 연구사업에 대하여 들었어요. 정말 수고많았더군요.》

《아니요. 동문 나때문에, 내가 덮어버린 일때문에 여직 박사론문도 완성 못하고 나중엔 위험한 실험에 뛰여들어 크게 상하기까지 하지 않았소.》

려옥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떻게 할가요? 전번처럼 또 얼음물을 마시게 할가요?》

《…》

허강진은 그사이 무척 여윈 처녀의 얼굴을 그냥 보기 괴로왔다.

그는 터갈라진 얼음장들이 실려내리는 강을 향해 몸을 돌리였다. 마음속에는 처녀가 부어준 맑고 따뜻한 봄물이 가득히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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