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7, 2024
KCNA Tongil Voice

포기하지 말아!

Date: 03/12/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이 시간에는 방송극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포기하지 말아!》

△배역

준혁: 괴뢰군사병

수연: 준혁의 애인

태수: 준혁의 대학친구

△음악속에 설화

이 이야기는 괴뢰지역의 어느한 도시에서 있은 일이다.

△전화종소리 울린다.

수연: 여보시오?

태수: 수연씨, 나 태숩니다.

수연: 예, 태수씨예요. 참 오래간만이예요.

태수: 수연씨, 알고있습니까? 군복무를 하는 준혁이가 오늘 휴가오는거말입니다.

수연: 예, 이미 알아요. 전화가 왔댔어요.

태수: 아, 그렇습니까. 그 친구 여전한데. 먼저 알리구선 나보구 또 알려주라구?! 하하, 그 친구 몸보다 맘이 더 먼저 앞섰는데… 하하, 참 부러운데.

수연: 저~ 그러지 않아도 금방 전화하려댔어요.

태수: 제게요? 무슨 일루 말입니까?

수연: 저~ 태수씨, 내 대신 좀 전해주세요. 이 못난 수연일 포~기하라구요. 부탁입니다.

태수: 아니, 그건 무슨 말입니까. 수연씨, 준혁이는 그럼 못견딥니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럽니까? 예, 수연씨, 전번에 그 일때문에 그럽니까? 아, 그 일이야 아직 준혁이가 모르고있지 않습니까. 여보시오, 여보시~

(여기에 《붕~》하는 송수화기 발신음소리만 울린다.)

△전환음악 이어 초인종소리

준혁: 예, 나갑니다.

(문여는 소리) 야! 이게 누구야, 박태수 아니냐? 어서 들어와, 이 친구야!

태수: 준혁아, 보구팠다. 그새 몹시 축갔구나. 군살이가 힘들지.

준혁: 말말아. 죽을맛이야. 오죽했으면 모든걸 포기하구 죽자하다가 이렇게 왔겠니? 자, 여기 앉자. 헌데 넌 왜 그렇게 축갔니? 정아하구 죽자살자하느라 그렇게 축간거냐?!

태수: 너 정말 캄캄이구나. 나 사랑도 포기하고 학업도 포기했어.

준혁: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 그저 장난이였니?

태수: 뭐? 장난이라구?! 준혁아, 모르면서 그런말 함부로 하지 말아. 나하구 정아하구는 정말 장난이 아니였어.

준혁: 그걸 알기때문에 너무 놀라워서 그래. 이 친구야.

태수: 우리 울면서 갈라졌어. 됐어, 이 기쁜날 그런 말은 그만두자.

준혁: 아니?!

태수: 참, 그리구 나 인츰 군대에 징집된다. 까짓거 될대로 되라지.

준혁: 뭐?! 아니, 너 나보다 더 독한 놈인데 그렇게 포기하구 금방 내 뒤를 따라오니? 왜 더 못견디겠어?

태수: 그래 못견디겠다.

준혁: 음~ 태수야, 수연씨한테 알렸는데… 왜 여직 안올가?

태수: 음, 수연씨말이지. 음~ 이제 오겠지 뭐. 넌 그저 수연씨 생각뿐이구나.

준혁: 그래 참, 나의 수연인 그새 더 이뻐졌겠지.

태수: 그럼, 아직도 대학에서 인기가 높아. 하두 네가 주먹이 세서 수연일 쟁취한거지.

준혁: 하하, 수연인 정말 맘두 얼굴두 다 이쁜애야. 자기두 힘들겠는데 한푼한푼 마련한 돈을 챙겨보내줘서 그만하면 군복무에 크게 도움이 되고있거든. 듣자니까 그새 수연이네 자영업두 파산됐다는데 어디서 그런 큰 돈을 변통했는지 정말…

태수: 그런 수연이가 래일부터 등록금을 충당못해서 휴학하려구 한다네.

준혁: 뭐?! 그~ 그게 정말이야? 수연인 학업을 포기해선 안돼. 그앤 이쁘고 머리좋구 또 착한 모범학생인데…

태수: 참, 넌 뭐 머리가 안좋았니? 너야 대학적인 수재가 아니였니? 그래두 학업을 포기하구 두번이나 휴학하다 하는수없이 군에 나가지 않았니?

준혁: 나야 사내가 아니냐. 이 준혁이가 있는한 수연인 절대로 학업을 포기해선 안돼. 내 이제 제대되면 열심히 일해서 빚진 등록금을 다 물고 수연이를 행복하게 해줄테야. 나 수연이와 곧 결혼하려고 해.

태수: 뭐?! 결혼을 해? 수연이와?!

준혁: 아니, 왜 그렇게 놀라?

태수: 허허~ 헌데 그건 꿈이 아닐가?

준혁: 꿈이라구? 아니 난 이미 결심했어.

태수: 헌데 너 자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는 엄마에게 기대를 걸구 그 꿈이 실현될가? 회사운영하는 아빠가 있는 나두 모든걸 포기하는 판인데 어떻게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가 말이야. 응 준혁아, 너 군대나가서 잘 몰라 그러는데 그 무지무능한 윤석열이 들어앉은 후 살기가 더 힘들어졌어. 여기저기서 죽겠다구들 아우성인걸 넌 그래 모르니?

준혁: 그래두 열심히, 이악하게 살면 난관이란 있을수 없어. 보라, 내 동생 영미두 대학을 졸업하구 초등학교 교사가 된걸. 그애가 무슨 돈이나 힘이 있어서 그런 좋은 일자리까지 얻었겠니? 다 마음먹기탓이야. 나도 한때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잡는다며 운동이요, 반정부시위요 하면서 동분서주했지만 다 포기하고 말았어. 허허… 자네 말마따나 모두 포기하는 세상이 아닌가. 하하…

태수: 그래도 자넨 아직 너무 순진해, 준혁아, 내 진심으로 권고하는데… 포기해라. 나처럼 사랑두, 학업두, 희망두, 결혼두 다 포기해라. 그게 그저 맘편히 사는 길이라는데.

준혁: 아니, 사랑만은 포기하지 못해. 그건 수연이에 대한 모욕이야. 언젠가 수연이가 내게 말했어. 우리 둘이 함께라면 두려울것두 무서울것두 없다구. 험산준령도, 진펄도 다 헤칠것같다구말이야.

태수: 하하, 그건 너무 감상적이지 않을가? 꼭 옛날 어느 련정시에서 본 구절같구나. 네가 너무 실망할가봐 내 말하는데 수연이두 아마…

준혁: 그만해. 나 수연이 하나를 보구 그렇게 힘든 군살이두 포기하지 않았어.

△여기에 초인종소리

준혁: 누굴가? 수연일수 있어.

(문여는 소리) 야! 수연씨! 내 말이 맞았지. 내 얼마나 보구팠는지 알아. 수연씨~

수연: 준혁씨, 나 취했어요.

준혁: 엉?! 수연씨, 그렇게 착하던 수연씨가 이게 무슨 꼴이야? 무슨 일 생겼어. 참 나 수연씨에게 선물가져왔다. 한번 봐라.

수연: 다 필요없어요. 소용없단 말이예요. 준혁씨, 내 왜 이렇게 온줄 알아요? 날 포기하라구 이렇게 온거예요. 부탁이예요. 전 준혁씨가 바라던 그런 녀자가 못돼요.

준혁: 뭐? 포기하라구?! 수연씨 도대체 무슨 일루 그래 응?

태수: 수연씨, 준혁이가 수연씰 얼마나 기다리구 고대했는지 아오? 지금 준혁이는 수연씨만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수연씨와 함께라면 가시밭과 진펄길도 헤치겠다는거요. 그러니 다시한번 잘 생각해보오. 준혁이는 수연씰 용서할거요.

수연: 아~ 대단해! 준혁씨 당신 정신병자 아니예요? 어쩌면 그렇게 어리석어요. 그런 감상적인걸로 인생을 살수만 있다면 우린 벌써 천국에 갔을거예요.

준혁: 수연씨, 정신나가지 않았소?

수연: 아니, 난 정신이 똑똑해요. 정신나간 사람은 바로 당신이예요. 흑~ 난, 난 모두 포기했어요.

나도 사랑, 결혼, 출산, 내집마련, 희망… 뭐 이러루한걸 다 이루고싶었지만 그건 이 땅에서는 정말 이룰수 없는 꿈이예요. 준혁씨, 다 포기하세요. 그래야 편히 살수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거든요.

준혁: 뭐라구? 수연씨!

수연: 준혁씨, 당신이 아무리 부정해도 우린 자연히 《N포세대》가 된거예요. 준혁씨, 놀라지 말아요. 난 당신과 우리 집을 위해 큰 회사사장의 《밤서기》가 됐어요. 당신에게 보내주던 돈도 다 그렇게 벌었던거예요. 그놈은 날 실컷 데리고놀다가 걸레짝처럼 버렸어요.

준혁: 뭐라구. 에이 이 더러운것. (귀쌈치는 소리) 그렇게 너절하게 살다니.

태수: 준혁이, 자네 정신있나? 수연씰 때리다니…

수연: (울면서) 그럼 어떻게 해요. 무슨 방도가 있어요? 난 준혁씨와의 그 깨끗한 사랑이 너무 소중해서 그런거예요. 또 자영업이 망한 부모님들도 살려야겠구. 그래서 하는수없이 그 길을 택한거예요. 흑… 준혁씨, 난 왜 이렇게 살아야 해요?

준혁: 죽으면 죽었지 깨끗이 살자던 그 약속은 다 어데 팽개치고 그런짓을…

수연: 약속?! 그래 준혁씬 날 궁지에서 구원해줄수 있어요? 한번 말해봐요. 예? 사랑으로만 살아갈수 있는 사회라면 우린 벌써 큰 부자가 됐을거예요. 다 포기하세요.

준혁: 수연씨, 우리 영미를 보오. 얼마나 이악한가. 그 누구의 뒤받침도 없이 초등학교 교사가 됐잖소.

수연: 당신은 정말 순진하군요. 영미 그앤 교사가 된 그날부터 눈물로 살고있어요. 알기나 해요. 그애가 어제부터 손전화도 꺼버린채 소식이 없는데 꼭 무슨 일이 났나봐요.

△여기에 전화종소리

준혁: 예, 예, 옳습니다. 제가 준혁입니다. 예, 우리 영미가 교실에서 자살했다구요?!

(효과음) 아!~

수연, 태수: 아니, 영미가요?

준혁: 아, 영미야!~

태수: 세상에 학교교사까지 삶을 포기하다니?! 이 땅은 정말 미래가 없는 지옥이다. 지옥!

수연: 흑~ 영미야, 그렇게도 꿈도 많고 착하기만 하던 우리 영미가 그렇게 모든걸 포기한단 말이냐. 흑~ 이 땅을 저주해요. 윤석열을 저주해요. 가진자의 천국, 없는자의 지옥인 이 땅에서 난 더 살고싶지 않아요. 나도 영미처럼 삶까지 포기하는 《삶포세대》가 되겠어요. 흑~

준혁: 수연씨, 수연씨 거기 서라!

태수: 준혁이, 난 이젠 똑똑히 알았어. 이 땅에서는 절대로 깨끗하고 순진한 삶이 존재할수 없다는것을. 그 무지무능한 검찰깡패출신의 윤석열이 권력의 자리에 있는한 이 땅은 갈데없는 청년들의 무덤, 근로민중의 무덤이라는걸 말이야. (효과음악)

준혁: 아, 이놈의 세상. 모든걸 포기해야만 하는 이 지옥같은 세상… 그래, 그래, 포기해라. 모든걸 포기해라. 아!…

(효과음악속에) 허나 김준혁! 너 이 땅의 사나이라면 포기하지 말아! 모든걸 다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이 썩은 세상 뒤집어야 한다는것만은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 (공명되여 울린다)

△음악

지금까지 방송극을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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