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6, 2024
KCNA Tongil Voice

정든 고향집(3)

Date: 09/12/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박태현 작 《정든 고향집》, 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며칠후 중대는 송림산마루에 올라 산악극복훈련을 진행한 후 점심시간이 가까와올무렵 짬시간을 리용하여 비자루감을 마련하러 싸리골로 들어갔다.

싸리골은 중대가 맡아 해마다 나무를 심고 돌보는 곳이였다. 중대에서는 해마다 비자루감을 위해 많은 싸리나무를 심고 가꾸었던것이다.

무더운 여름철은 어느덧 지나가고 락엽들이 하나둘 떨어지는 계절이였다.

갖가지 종류의 나무들이 무성한 숲을 이룬 싸리골막바지에 오른 중대원들은 제각기 여기저기로 사방 흩어져갔다.

워낙 도시출신이고 고급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시내에서 별로 벗어난적이 없는 정현은 실지 산에서 자라는 싸리나무는 한번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정현의 가슴속에서는 자못 야심만만한 승기가 살아올랐다.

비자루감이야 왜 다른 동무들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못하겠는가.

정현은 숲속에 들어서자 와락와락 비자루감을 꺾기 시작했다.

얼마후 그는 한아름이나 되는 비자루감을 메고 모임장소로 지정된 골짜기입구로 내려왔다. 그가 제일먼저 도착하였다.

(오늘은 내가 1등이구나.)

그는 은근히 쾌재를 올리였다.

짐을 벗어놓고 시내가에서 세면을 하고나니 그때에야 중대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한아름은 실히 넘을 비자루감을 멘 사관장이 땀을 흘리며 내려왔다.

그는 비자루감을 내려놓자바람으로 중대원들이 해온 비자루감을 차례차례 돌아보았다.

좋은 비자루감을 해왔다고 중대원들의 등을 두드려주며 칭찬해주던 그가 정현의 비자루감앞에 이르자 우뚝 멈춰섰다.

그는 두눈을 치켜뜨며 정현을 여겨보았다.

《이게 정현동무가 해온거요?》

《그렇습니다. 사관장동지!》

《수고는 했지만 이런건 비자루감으로 쓰지 못해.》

그의 말에 중대원들이 웃으며 한마디씩 했다.

《하하, 정현동무가 오늘 별스레 1등이다 했더니 웬걸 또 꼴등이구만.》

《그러게 말이야. 하하하.》

《역시 정현동문 어쩔수 없구만.》

정현의 얼굴이 불달린 숯덩이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군인이라는게 비자루감도 가려보지 못하다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당황해하는 눈길을 어데 둘지 몰라 안절부절하는 정현의 모습을 지켜보며 진충열은 입가에 느슨한 미소를 띠웠다.

이때 정현의 곁에 다가온 고승찬이 비자루감을 흘깃 내려다보았다.

《에잇! 또 분대망신을 시키는군.》 하고 그는 입을 쩝쩝 다시였다.

《더 늦어지기 전에 빨리 비자루감을 다시 해와야겠소.》

정현은 눈앞이 아뜩해났다. 손맥이 탁 풀리였다.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정현은 한순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덤덤히 서있었다.

이때 《가만!》 하고 사관장이 한손을 들어 제지시키고는 1소대 부소대장에게 지시하였다.

《부소대장동무, 동무가 중대를 인솔하고 먼저 내려가시오. 2분대장동무와 정현동무는 나와 함께 다시 싸리골로 갑시다.》

그리하여 중대원들은 병실로 가고 그들 세사람은 다시 숲속으로 가게 되였다.

한참만에 싸리골에 이른 진충열은 분대장은 돌아보지 않고 정현에게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건넸다.

《정현동무, 무슨 일을 하나 하자고 하면 우선 그에 대해 잘 알아야 하오. 모르면 다른 동무들에게 물어서라도 꼭 알고 달라붙어야 하오.

저길 보라구. 키낮은 떨기나무들사이에 싸리나무들이 있는게 보이지? 저렇게 싸리는 무성한 나무숲속보다 떨기나무들이 자라는 곳에 더 많거던. 그럼 우리가 찾는 비자루감은 어떤것인가?》

그는 옆에 있는 싸리나무 한대를 꺾어들고 친절하게 열정적으로 설명하였다.

《비자루감으로는 될수록 2~3년생 싸리들이 좋은데 이렇게 키가 크구 매츨하오. 어떻소?》

《예, 이젠 알겠습니다.》

정현은 눈이 번쩍 트이는것만 같아 허리를 쭉 펴고 씩씩하게 대답하였다.

《좋소. 그럼 빨리 밑진 봉창을 해야지. 어서!》

충열은 정현의 등을 떠밀었다. 그리고는 고승찬에게 함께 따라가서 정현이가 싸리나무를 꺾는것을 보아주자고 했다.

지금까지 단편소설 《정든 고향집》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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