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01, 2024
KCNA DPRK Media

<단편소설> 12시간

Date: 15/07/2023 | Source: DPRK Media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적후정찰병들이 피의 대가로 보내온 무선전보문을 읽어가시는 김일성동지의 안색은 긴장되셨다. 전보문의 마지막글자까지를 다 읽고나신 그이께서는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시였다.

분침은 지금 막 17시를 넘어서고있었다. 그이께서는 그 분침에 그냥 시선을 두신채 《틀림이 없겠지?!》라고 짤막하나 엄격한 어조로 물으셨다.

《그렇습니다!》

그이께서는 무선전보문의 내용보다도 엄청나게 높은 대답소리에 놀라기라도 하신듯 언뜻 정찰국장을 바라보시였다.

《수고했소, 돌아가보오.》

정찰국장이 방에서 나간 다음 그이께서는 즉시에 전화로 작전국장을 부르신다.

《다들 내 방으로 오오, 빨리.》

심상치 않은 전화를 받은 작전국성원들이 달려오는데는 1분이 되나마나하였으나 그이께서는 그 1분동안에만도 몇번이나 시계를 보시였다.

작전대 량켠에 장령, 군관들이 정렬하자 그이께서는 한손에는 무선전보문을, 다른 손에는 지시봉을 잡으셨다. 단 한마디의 서두도 없이 직방 정황설명에로 들어가신다.

《오늘 17시현재 적들은 바로 여기…》

그이께서는 뾰족한 지시봉끝으로 벽에 드리운 군용지도에서 철원 서쪽의 어느한 지점을 짚으시였다.

《정형고지계선에 미제침략군 3개의 정예사단들을 극비밀리에 집결시켰습니다. 수백대의 비행기와 그리고 땅크, 포들의 엄호준비도 끝났습니다. 놈들의 공격개시날자와 시간은 래일 즉 25일 정각 5시요.》

작전일군들은 그 누군가의 구령에 따르기라도 하듯 일제히 자기의 손목시계들을 보았다. 그 눈빛들마다에서 뿜어지는 초긴장으로 하여 방안의 공기는 싸늘하게 얼어드는듯 싶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지시봉을 그냥 드신채 지도를 등지며 돌아서시였다.

《현재 정형고지계선에는 앞선 전투들에서 피를 많이 흘린 아군 한개 련대가 있을뿐입니다. 우리가 만약 이 고지를 견지하지 못한다면…》

그이께서는 자신의 말뜻을 어느만큼이나 감득하고있는지 가늠이라도 하시려는듯 근엄하신 시선으로 좌중을 주―욱 둘러보시였다.

《그 작전전술적후과에 대해서는 시간상 설명을 략합니다. 자, 다들 앉으시오.》

그이께서는 마치도 매 사람들의 어깨를 일일이 눌러앉히시듯 손바닥으로 거듭거듭 허공을 누르시였다. 걸상을 차지하는 장령, 군관들의 소음에 방안의 공기는 한순간 탕개가 늦추어졌다.

소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신 그이께서 다시금 깃드는 납덩이같이 무거운 정적을 방안이 드르릉 울리는 우렁우렁하신 음성으로 깨치신다.

《얼굴표정들이 다들 왜 그 모양이요?》

다시한번 좌중을 휘익 둘러보신 그이께서는 안광을 번쩍이시며 물으셨다.

《그래 우리가 하자꾸나 결심을 해서 못해낸 일이 있었소?》

그것은 물음이 아니시였다.

그 말씀 한마디에 캄캄한 먹장구름을 뚫고 내리비치는 한줄기의 빛을 보는듯한 환희가 사람들의 얼굴마다에 비꼈다.

《어쨌든 정황은 정황이니만치 긴장한건 사실이요. 자, 지혜들을 합쳐 하늘로 솟아날 구멍을 뚫러보기요.》

적아간의 력량배치가 상세히 기입된 철원일대의 지도가 작전대우에 펼쳐졌다. 그 어떤 가설이나 《만약》이라는 전제조건도 허용치 않는, 오로지 절대치만을 요구하는 긴장한 두뇌전이 시작되였다. 담벽같은 주장과 비수같은 질문들이 어지럽게 엇갈리며 불꽃을 튕기였다. 량각기들이 팔자걸음을 하며 지도우를 부지런히 걸어다녔다.

귀중한 분분초초들이 사정없이 흘러갔다. 코잔등에, 이마에 쌀알같은 땀방울들이 내돋았다. 했으나 그 누구의 입에서도 절대치는 좀처럼 나오지 못했다. 얼음판에 들어선 차바퀴마냥 일진일퇴의 공회전이 숨가쁘게 반복될뿐이였다.

그 자그마한 봉우리에 들이밀 예비대가 없었다. 아니, 필요한 예비대를 그곳까지 들이미는데 필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랐다.

시간, 시간!… 그 무엇으로 흥정할수도 타협할수도 없는 시간의 흐름에 맞설 그 어떤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이 모두의 가슴에 무쇠처럼 굳어져가는 그 순간에 문득 김일성동지께서 쥐고계시던 붉은색연필뒤등으로 《똑똑똑―》 가볍게 작전대를 두드리시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 색연필에로 일제히 가닿았다.

김일성동지께서 천천히 일어서시자 일동은 자리를 차며 일어섰다.

《정형고지가까이에는 예비대로 투하할만한 력량이 없습니다. 다른데서 돌리자고 해도 보병들의 도보행군으로는 제시간에 가낼수 없다는것이 우리가 찾은 답입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기동수단을 가지고있는 포부대들을 동원합시다.

나의 결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약통실의 화약과도 같이 한껏 압축되고 집약된 말마디들로 자신의 결심을 선포하시는 그이의 어조는 침착하시였다.

일분, 일초를 얻기 위하여 격식과 절차들을 뛰여넘었다. 그 자리에서 명령서가 작성되고 그 자리에서 해당 부대들에 명령이 하달되였다. 지적된 시간을 무조건 보장해야 한다는 단호한 명령을 련이어 하달하시는 김일성동지의 음성이 쩌렁쩌렁 울렸다.

《…좌표××… 찾았소?… ㄹ지역의 사미봉기슭… 옳―소, 바로 거기!… 래일 4시까지 무조건 진출하오. 포탄은 1.5정량! 복창하오!…》

명령하달이 끝난 다음 그이께서는 화기가 돌기 시작하는 장령, 군관들의 얼굴들을 천천히 둘러보시다가 《작전국장동무.》하고 범상하신 어조로 부르시였다.

그의 굳어지는 표정을 띠여보신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시였다.

《국장동무, 정형고지근방에서 한두군데 전투를 더 조직하는게 어떻겠소?》

그이의 말씀의 뜻을 대번에 알아차린 작전국장은 가슴속에 차오르는 감동을 누르기가 어려운듯 껑충 높아진 목소리로 《최고사령관동지, 알았습니다!》하고 힘차게 대답올렸다.

《시간이 없으니까 거 뭐 새로 조직하느라 하지 말고 이미 계획하고있는 전투들중에서 골라해보오. 그러되…》

그이께서는 한순간 말씀을 끊으셨다가 마디마디에 그루를 박으며 계속하시였다.

《지점을 잘 선택해야 하오. 정형고지와 너무 가까와도 좋지 않고 너무 멀어도 좋지 않소. 알만하오?》

작전회의를 끝마치시면서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한번 시계를 보시였다. 무선전보문을 받으신 때로부터 벌써 30분이 지나갔다. 그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시계바늘을 쑥 돌려놓은듯한 느낌이 드시였다.

그이께서는 련이어 포병사령관과 통신국장을 부르시여 필요한 지시들을 세세히 주시고나서 작전국장과 서기, 부관을 따로 부르신 다음 다음과 같이 지시하시였다.

《이 시각부터 30분에 한번씩 포병부대들이 어느 계선까지 행군해갔는가를 전화로 장악하오. 그리고 그 결과를 지체하지 말고 나에게 보고하시오.》

긴장과 흥분이 벌겋게 어린 세사람의 입에서 《알았습니다!》라는 대답소리가 일제히 울려나왔다. 그들이 바쁜 걸음으로 문가로 향하는데 문득 《부관동무는 좀 남소. 먼저 좀 갔다와야 할데가 있소.》라는 그이의 음성이 나직이 울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책상빼람을 여시였다. 종이 한장과 그리고 진밤색의 테를 두른 안경 하나를 꺼내시였다. 《높은 도수로 구하느라 했는데 맞겠는지. …》하고 혼자말씀을 하시면서 안경을 끼고 책상우의 신문에 허리를 굽히시였다.

《어이구!… 내 눈엔 어지러워 아무것도 안보이누만.》

그이께서는 제꺽 안경을 벗어드시며 부관에게로 다가가시였다.

《이제 곧 최할머니네 집엘 갔다오오. 여기 이… 종이에 할머니가 애타게 기다리는 손자의 주소가 있소.》

안경다리를 차곡차곡 접으면서 나직이 말씀을 이으시였다.

《전번에 보니 다리가 부러진걸 실오래기로 비끄러맨 안경을 끼고 바느질을 하더구만. 요새 내가 좀 바빠서 가보지 못했는데 나의 인사도 전해주오.》

부관은 그이께서 내여주는 종이장과 안경을 받아들고 어리뻥해 서있기만 하였다. 자기 할바를 몰라서가 아니라 한순간에 펼쳐지는 너무도 대조가 강한 두 세계에 아연해진탓이였다.

×

《무슨 놈의 날씨가 저 모양이누?》

부엌문에 붙어있는 손바닥만한 유리창으로 밖을 내다보며 최씨는 혀를 끌끌 찼다. 앞산이며 앞벌이 온통 호곡하는 눈보라에 새뽀얗다. 대한이 지나고 눈녹이가 시작되길래 이제는 겨울도 끝나는가부다 했더니 저렇게 앙탈을 부린다. 처마밑의 길다란 고드름들마저 눈가루를 뒤집어써서 팔뚝같이 실해졌다.

(저놈의 고드름 언제면 녹으려노?…)

바깥세상에 정신이 팔려있던 할머니는 갑작스럽게 꼬댁! 꼬꼬꼬 꼬댁! 꼬꼬꼬 하는 닭의 울음소리에 《에구나!》하고 탄성인지 비명인지 애매한 소리를 지르며 돌아섰다. 담벽모서리에 매달려있는 닭둥우리에 틀고앉아 우렁차게 울어대던 깜장닭이 부채살같은 날개를 퍼덕이며 부엌바닥으로 화르르 내려앉았다.

구부정한 허리에 네활개를 저으며 둥우리로 다가간 할머니는 목을 뽑아들고는 기웃이 들여다보았다. 손을 들이밀어 조심스럽게 닭알을 끄집어냈다. 줌이 벌도록 실한 닭알이다.

싸리바구니의 보자기를 벗겨냈다. 하나같이 실한 닭알들이 가득차있다. 집게같은 손가락으로 조심조심 닭알들을 옮겨 자리를 내고는 그 자리에 새 닭알을 채웠다. 닭알바구니를 점도록 내려다보는 할머니의 표정은 좋다는건지 나쁘다는건지 종잡을수가 없다.

며칠씩 때식거리가 떨어질 때에도 손을 대지 않은 닭알이다. 인생의 기쁨이, 희망이, 소원이 오로지 그 바구니안에 담겨져있는듯 아침저녁 때없이 그리고 먼길을 갔다와서도 그것부터 열어보는 닭알바구니다.

석유방등에 불을 켰다. 가마를 가셔내고 물을 부었다. 골골거리며 그림자마냥 따라다니는 닭을 내려다보면서 《비켜라, 시끄럽다. 그러다 발을 상하면 너 고생하지 내 고생하겠니?》하고 욕설을 퍼붓는다. 아궁앞에 쭈그리고앉아 불을 피우느라니 닭이란 놈이 이번에는 화르르 날아 어깨우에 난딱 올라앉는다.

《쩌쩌… 어쩌나 보자. 나하구 놀자니?》

입으로 욕을 하면서도 눈은 활짝 웃고있다.

《흐흐!… 아유, 요 팥알같은 눈알 좀 봐라. 아유!…》

어깨를 으쓱거리며 둥개질을 한다. 어깨가 오르내리는대로 닭은 날개를 푸덕거리며 《춤》을 춘다.

《어어… 잘은 놀구있다. 내리지 못하겠니? 너하구 놀다가는 밥 굶겠다.》

그랬다. 이 지붕아래에 살아움직이는것이란 할머니와 깜장닭뿐이였다. 토지개혁때 반동놈들의 칼에 령감을 잃었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전쟁이 일어난 첫해에 전선에서 전사하였다. 벽돌공장에 다니던 며느리마저 미국놈들의 폭격에 잃었다. 이제 남은 피줄이란 군대나간 손자뿐인데 그마저 제 에미까지 잃고는 날강도 미제침략자들을 모조리 쳐죽이기 전에는 집문턱을 넘지 않겠노라는 편지를 띄운 후 한해가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누가 짐승을 미물이라더냐?… 천만에! 할머니는 닭과 《말》을 한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수틀리면 부지깽이로 화풀이를 했다가도 이내 용서를 빌었다.

사방은 쥐죽은듯 고요하다. 너울거리는 불빛을 마주한채 할머니는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참기 어려운 고독이 해일처럼 온몸을 덮쳐든다.

어려서는 새맛에 살고 젊어서는 혈기로 살지만 늙어서는 정으로 사는것이 인간인가부다. 사람이 그리웠다, 웃음이 그리웠다, 정이 그리웠다!… 산악에 눌리우는듯한 이 지붕밑의 고독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이라도 치고싶었다.

《할머니, 손자 생각, 아들생각에 마음이 괴로울 때면 아무때든지 나를 찾아오십시오.…》

정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는 장군님의 다정하신 음성이 금시런듯 귀전에 울려온다.

…재진격이 시작되고 최고사령부가 이곳에 자리잡은 그때로부터 할머니는 가시는 길에, 오시는 길에 찾아주시는 장군님을 자주 뵈왔다. 토방돌에 걸터앉으신채 잠간 얘기를 하다가시는 때도 있었고 새벽참에 우정 내려오시여 터밭의 김도 매주셨다. 부관이나 운전사의 손에 들리워 장작단도 가져다주셨고 요 며칠전에는 한말가량의 백미까지 가져오시였다.

그날 할머니는 너무도 황송하여 몸둘바를 몰랐다.

《장군님께서는 우리 백성들 생각에 잡곡밥을 드신다던데…》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산에서 왜놈들과 싸울 땐 잡곡은 고사하고 풀뿌리도 없어 생눈을 빚어 떡처럼 베여먹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 군대나간 손자한테서는 여적 소식이 없습니까?》

《예, 그녀석은 제 애빌 닮아놔서 한번 아니 하면 다입니다.》

《손자가 마지막편지를 띄운게 언젭니까?》

그이의 안색은 무척도 진지하셨다.

《그게… 그게… 아유, 이 정신이라구야!》

종종걸음으로 앉은뱅이책상에 다가간 할머니는 빼람속에서 바로 그 마지막편지를 찾아내서는 장군님께 드렸다.

《이걸 제가 봐도 되겠습니까?》

《예예, 그야 뭐…》

그이께서는 봉투에 씌여진 이름과 주소를 유심히 들여다보셨다. 한참만에야 속지를 펼쳐들고 읽어가시는 장군님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지시였다.

첫돌생일날에 찍었던 가족사진을 조용히 꺼내보느라면 사진속의 아버지, 어머니가 금방 웃으며 두팔을 벌리고 뛰쳐나올것만 같다는, 원쑤놈들을 다 때려잡기 전에는 절대로 집문턱을 넘지 않겠다는 병사의 편지를 읽어가시는 그이의 손은 가늘게 떨리고있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할머니는 뒤늦게야 자기의 실책을 깨닫고 황황히 장군님께서 보시는 편지앞에 두손을 내들었다.

《그만 보십시오. 이 할미두 너무 가슴이 아파 두어번 보고는 더 볼 생각을 못하는데… 인주십시오.》

《일없습니다. 보던 편지야 마저 봐야 할게 아닙니까.》

《제발 이러지 마십시오. 빕니다, 장군님.》

할머니의 애절한 모습을 대하시는 장군님의 어글어글하신 존안에 핑그르르 물기가 어리시였다.

《할머니, 고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슴이 아프더라도 이 최고사령관은 병사의 편지를 꼭 봐야겠습니다.》

할머니의 가슴속에 서리고서린 슬픔이, 눈물이, 고독이 왈칵 동을 터쳤다. 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앞에서도, 며느리의 시신앞에서도 참고참아오던 눈물의 호수가 터져내렸다.

할머니의 앙상한 두어깨를 꽉 부둥켜안으신 장군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못하신다. 위로할 생각마저 잊으신듯 저녁어스름이 깃든 방문가에 망연한 시선을 던지신채 굳어져계셨다. 참을래야 참을수 없는 분노에 떠는 그이의 안광에서는 온 땅덩이를 짓태워버릴듯싶은 섬광이 번쩍이시였다.

집을 떠나시면서 그이께서는 할머니의 두손을 모두어잡으신채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할머니, 억세게 사셔야 합니다. 그래야 전선에서 싸우는 손자가 슬픔을 이겨내고 더 용감해집니다.》

《예…》

《손자 생각, 아들 생각에 괴로울 때면 아무때든지 나를 찾아오십시오, 멀지도 않은데.》

꼭 그렇게 하라고 두번세번 곱씹어 당부하시며 떠나가시였다.

그이께서 떠나가시기가 바쁘게 할머니는 농짝문을 열었다. 소중히 간직하고있던 옷가지 몇개를 싸가지고 장마당으로 갔다. 그것을 팔아 깜장닭 한마리를 사왔다.

바로 그날부터 할머니가 자기의 두어깨를 잡으시고 그리도 비통해하시던, 수척해지신 그이의 건강을 념려하며 애지중지 키워오는 닭이다. 그 한가지 생각으로 한알두알 쌓아올리는 닭알바구니다.

요즈음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장군님께로 달려가고싶은 생각뿐이다. 몇번이나 자리를 차며 일어섰다가도 아서라, 거기가 어디라구! 하며 주저앉았다.

하지만 이 저녁만은 못견디겠다. 정말 못참겠다!

할머니는 부지깽이를 손에 쥔채로 움쭉 일어섰다. 한다리를 쳐든채 어깨우에서 졸고있던 닭이 깜짝 놀라 꼬댁거리며 날아내렸다. 그러나… 할머니는 설레설레 도리머리를 저었다. 거기가 어디라구!… 백성된 도리가, 인간의 도리가 할머니의 발목을 칭칭 휘감았다. 맥없이 주저앉았다.

사그라져가는 불을 멀거니 바라보기만 하였다. 문밖에서 발자국소리가 가까와진다. 지나가는 발자국소리인줄 알았더니 문앞에서 멎어선다.

《똑똑똑.》 문두드리는 소리.

《계십니까?》

웬 사람이누?… 길을 잃었는가?

《뉘시유?》

두손을 무르팍에 대고 굳어진 오금을 펴느라 끙끙거리며 일어선 할머니는 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할머니.》

할머니의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이게 뉘신가?!…》

황황히 손님을 맞았다. 방안으로 이끌었다.

《부관어른이 이밤중엔 웬일이슈?》

×

김일성동지의 음성은 조용하였다. 하지만 조용한 그 밑바닥에서 늠실거리는 분노는 용암과도 같으셨다. 송수화기를 꽉 거머쥐시고 눈보라가 태질을 하는 창밖으로 근엄한 시선을 던지신채 말씀하시였다.

《전선에서 당장 필요한 식량과 피복들을 어째서 따라세우지 못하오?… 왜 대답이 없소? 말해보오.》

떠듬거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는 그이께서는 솟구치는 분노를 간신히 누르고 계셨다.

《그만하오. 지금 온 전선이, 온 나라가 승리 하나만을 생각하고있는 때에 그렇게 신념이 떨떨한 소리는 아무데도 필요없소. 제힘을 믿지 못하면 혁명을 못해!》

《…》

《동무도 당원이니 이번에 당중앙위원회에서 전체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부터 다시 학습하오. 그리고 집결된 물동량들을 한시바삐 전선으로 내보낼 대책을 세운 다음 동무가 직접 나에게 보고하오. … 빠를수록 좋소.》

절컥 송수화기를 놓으시였다. 그랬다가 다시 잡으시고는 전선군단을 찾으셨다.

《…아, 군단장동무요?… 어디 상한데는 없소?… 음… 고맙소. … 장하오! 군단의 전체 장병들에게 최고사령관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리오. … 잘 싸운 전투원들에게 표창도 크게 하시오. …》

김일성동지께서는 만시름을 잊고 환하게 웃으시였다.

《회담탁에 마주앉아 말씨름이나 해가지고서는 이 전쟁에 종지부를 찍지 못하오. … 아무렴! 미국놈들이 정신차릴 사이없이 동무가 결심한 계선까지 쭈―욱 밀고나가오!…》

그이께서는 불도젤마냥 손바닥으로 책상우를 주욱 내밀며 말씀하시였다.

전화가 끝나자 다시 시계를 보시였다. 심술궂은 그 누군가의 손이 이번에는 시계바늘을 붙잡고있는듯 30분이 되려면 아직도 퍼그나 있어야 하였다.

이미 지나간 시간과 이제 기다리셔야 할 시간에 대한 그이의 감각은 거의 모순에 가까우셨다. 벌써 두시간이나 지나갔는가?… 또 30분을 기다려야 하는가?… 이것이 지금 시간에 대한 그이의 감각이였다.

심중이 너무도 답답하여 밖으로 나오시였다. 모래알같은 눈가루가 싸르륵 덮쳐들었다. 차거운 바람이 페부에 흘러드니 정신이 번쩍 드셨다.

그이께서는 허리에 두손을 얹으신채 어둠과 눈보라에 파묻혀 아무것도 가려볼수 없는 동남쪽하늘가를 바라보셨다. 산과 강을 꿰지르며 조명등도 켜지 않고 질주해가는 포차들의 숨가쁜 발동소리가 그 하늘가에서 들려오는듯싶으셨다. 연방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뒤로 전달, 속도 빨리!》하고 웨치는 지휘관들의 날카로운 구령소리가 메아리쳐오는듯싶으셨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크지 않은 뜨락의 한끝에서 다른 끝까지를 큼직큼직한 자욱을 남기며 천천히 거니시였다. 한개 련대가 있는 그곳― 숨가삐 달려가는 포병부대들이 가닿게 될 그곳에서 벌어질 전투를 생각하며 걸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이 전투가 가지는 의의에 대하여 무선전보문을 읽으신 첫 순간에 그 어떤 론리적인 판단에 앞서 륙감으로 먼저 간파하셨다.

대규모의 상륙작전으로 한천―평양―원산을 련결하는 지역을 타고앉은 다음 지상전선의 공격과 배합하여 전선의 인민군주력을 포위소멸하는것―이것이 새 대통령자리에 올라앉기 바쁘게 꿈꾸는 아이젠하워의 《신공세》골자이다. 이를 위한 수십개의 사단과 비행기, 포, 땅크, 함선들의 전략적기동과 전개가 이미 끝났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적아간의 인적, 물적, 정신적총력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대결전이 박두한 때에 이름도 없는 자그마한 고지를 목표로 엄청난 력량상우세로 단행하려는 적들의 이 전투가 단순한 전술적목적의 추구가 아니라 거대한 전략의 서막, 전주곡이라는것을 믿어의심치 않으시였다.

위험천만한 놈들의 첫걸음을 단호히! 철저히! 무자비하게!―이것이 김일성동지의 결심이고 의지이시였다.

빠드득빠드득 규칙적으로 울리는 발자국소리… 그 발자국소리와 더불어 포차들의 숨가쁜 발동소리가, 지휘관들의 엄격한 구령소리가, 대오를 휩쓰는 눈보라소리가 또다시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생사를 걸고 분과 초를 쪼개가며 눈보라속을 달리고있을 그 철의 대오의 앞장에 자신의 마음을 세우며 조용히 노래를 부르시였다.



천신만고 모두다 달게 여기며

피와 땀을 흘린자가 그 얼마냐



눈보라, 눈보라…

노래를 부르시는 그이의 존안에, 온몸에 눈보라가 싸르륵싸르륵 사정없이, 쉬임없이 덮쳐들었다. 자신의 한생에는 봄도 여름도 가을도 없었고 이렇게 눈보라를 맞받아 헤쳐가는 겨울만이 있는듯한 느낌이시였다.

조국의 운명을 한몸으로 떠받들며 허리치는 숫눈길을 한치한치 초인간적인 힘과 의지로 헤쳐나가시던 길아닌 길… 앞에도 뒤에도 좌우에도 왜놈들의 철갑모들로 가득찬 총검의 바다를 헤치면서 북대정자를 향해가던 그 고난의 행군은 얼마나 준엄했던가.

… 얼마나 처절했던가!… 그때 빨찌산대원들은 짐승의 고기를 익히기는커녕 소금조차 없이 날채로 씹어삼키며 걸었다. 키를 넘는 눈속에서 풀뿌리조차 캘수 없어 생눈을 퍼먹으며 헤쳐갔지. … 그때의 그 슴슴하고 먼지냄새 풍기던 눈맛은 평생토록 잊혀지질 않는다. 온 대오에 한줌의 소금마저 없어 퉁퉁 부어오르던 싯누런 얼굴들… 적들이 들이민 독약섞인 소금을 먹고 대원들이 쓰러졌을 때에는 아!… 얼마나 눈앞이 캄캄했던가. …

운명의 30분들이 고패치며 흘러갔다.

우우― 들이치는 눈갈기에 그이의 옷자락이, 머리카락이 마구 흩날린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크고작은 고드름들이 들쑹날쑹한 굴뚝모퉁이에서 걸음을 멈추시였다. 손에 닿는대로 고드름 하나를 잡으셨다. 어찌나 세게 얼어붙었는지 막대기같이 꿋꿋하다. 손에 힘을 주어서야 떵 하는 소리를 내며 그나마 끄트머리가 부러졌다.

고드름토막을 꽉 잡으셨다. 손가락짬으로 줄줄 흘러내린 물방울들이 눈우에 점점이 떨어져내렸다.

어둠은 새벽어둠이 더 캄캄하고 겨울은 눈석이대목이 더 기승스럽다.

그랬다. 아이젠하워가 수십개의 사단들을 새로 편성하고 미국본토는 물론 영국과 일본, 장개석괴뢰군을 비롯한 어중이떠중이침략무리까지 불러내면서 《조선전쟁을 영예롭게 결속》하겠노라 세계면전에 큰소리를 치고있지만 김일성동지의 시선에는 그것이 숨져가는 승냥이의 마지막몸부림이라는것이 력력히 안겨오시였다.

다급한 발자국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됐는가?… 그래, 됐다.

《어떻게 됐소?》

그이께서 다그쳐물으셨다.

《21시현재 모든 부대들은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예정하신 지점들을 모두 통과하였습니다!》

마치도 그 부대들을 자기가 이끌기라도 한것처럼 부관은 한껏 흥분에 떠있었다.

《좋―아! 인원과 기재들에 사고는 없소?》

《…》

《무슨 일이요? 왜 대답을 못하는거요?》

어째서인지 부관은 울먹이면서 《아닙니다. 사고는 없습니다.》하고 간신히 말끝을 맺었다. 머리카락이며 눈섭이며 옷자락 할것없이 온통 허연 눈사람으로 변해버리신 그이앞에서 부관은 넋을 잃은채 굳어져버렸다. 한순간이 지나서야 그는 아무말없이 홱 돌아섰다.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문여닫기는 소리가 세차다. 다시금 들려오는 발자국소리… 한쪽팔로 외투를 붙안은채 달려온 부관은 그이의 옷자락이며 어깨우에 수북이 쌓인 눈을 털어내기 시작하였다. 잽싸게, 조심스럽게 털어가는 그의 두볼이 눈물에 젖고있었다.

볼이 부어있는 부관에게 몸을 맡기신채 그이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서계셨다. 되겐 뿔이 났군!

《됐소, 그만하오.》

《…》

한순간 멈칫하는듯싶던 부관은 바지가랭이에 들어붙은 눈버캐를 비벼가며 탁탁 털기만 할뿐 아무 응대도 없었다.

《그만하라는데. … 얼른 정찰국장에게 갔다오오.》

그제서야 마지못해 허리를 편다.

《정찰국장동무에게 내 말을 전하오. 정형고지일대의 적정을 잘 살피라고 하오.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즉시 나에게 알리라고 하오.》

《알았습니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대답한 부관은 그이께 외투를 넘겨드리고나서 총총히 달려갔다. 빠드득거리며 멀어져가는 발자국소리가 유난스러웠다.

부관이 사라지자 비로소 그이께서는 몹시도 심한 추위를 느끼시였다. 받으셨던 외투에 팔을 꿰시였다. 어찌나 꽁꽁 어시였던지 오금이 잘 놀려지지 않아 간신히 팔을 꿰시였다. 외투를 입으니 몸이 훈훈해지셨다.

부관은 인차 돌아왔다. 그가 더 다른 말을 꺼낼 사이도 없이 그이께서는 엄격하나 나직한 음성으로 지시하셨다.

《빨리 돌아가오. 작전국장동무에게 다음번 전화련계때에는 각 부대들이 기동의 은밀성보장에 각별한 주의를 돌리란다고 전하오. 그리고…》

그이께서는 자신께서 방금 입으신 외투를 내려다보시였다.

《…병사들이 포차우에서 손발을 얼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나의 명령을 모든 부대장들에게 전달하란다고 하오.》

《알았습니다.》

곁을 주지 않으시려는 그이의 단호하신 모습에 부관은 감히 더 어쩌지를 못하고 울상이 되여 돌아섰다.

고개를 숙인채 풀이 죽어 털썩털썩 걸어가는 부관을 보시려니 뜨거운 련민의 정이 솟구쳐오르는것을 느끼시였다. 약해지려는 마음에 엇서기라도 하듯 그이께서는 돌아서시였다.

×

늙으면 눈물이 헤퍼진다고들 하지만 늙은이들의 눈물은 결코 헤픈 눈물이 아니다. 한생을 살며 깨닫고 굳혀온 옳고그름을, 사랑과 증오를, 기쁨과 슬픔을 그 눈물 방울방울이 천만마디의 말을 대신하거늘 어찌 함부로 헤픈 눈물이라 하겠는가.

할머니는 안경을 쓰다듬으며 울었다. 그 안경으로 장군님께서 큼직큼직하게 손수 써보내신 손자의 주소를 읽고 또 읽으며 울었다. 손자의 아이적 사진을 그 안경으로 보고 또 보며 울었다. 고마와서 울었고 기뻐서 울었고 그리워서 울었다.

할머니는 세면을 하였다. 깨끗한 옷을 갈아입었다. 부엌으로 내려가 닭을 끄집어내려 발목을 비끄러맸다. 닭알바구니도 내리웠다.

한손으로는 머리에 인 닭알바구니를 잡고 다른 손에는 닭이 든 바구니를 들고서 눈보라치는 문밖을 나섰다.

찬바람을 맞아 속이 궁근 기침을 한바탕 해댔다. 쉴새없이 들이닥치는 눈보라에 숨이 꺽꺽 막혀 자주 걸음을 멈추었다.



세상에 이다지도 막대기같은 사람이 또 있을가? 덮어놓고 안된단다.

《장군님께요, 아래마을 혼자 사는 늙은이가 찾아왔다구 한마디만 여쭈어주시우.》

깔끔한 눈초리로 할머니의 아래우를 빗질해보고난 보초병은 먼산을 쳐다본다. 아예 상대를 안하겠다는건가?

할머니는 한걸음 보초병에게로 다가서며 《이보라구, 젊은이…》하고 말꼭지를 애써 부드럽게 뗐다.

《섯!》

보초병은 날카롭게 소리쳤다. 할머니는 와뜰 놀라며 그 자리에 못박혀버렸다.

어쨌으면 좋을지 몰랐다.

《이보라구, 아까도 내 말했소만 장군님께서는 날더러… 아무때나 찾아오라구 하시였다우.》

《…》

《내 말이 미덥지 않거들랑… 알아보우.》

할머니의 간절한 마음이 가닿기라도 한듯 보초병은 드디여 고개를 돌리였다. 할머니는 막연한 기대를 품은채 보초병의 입을 긴장한 시선으로 지켜보았다.

《할머니.》

보초병의 나직한 목소리.

《예…》

《제 한마디만 하겠는데… 사람들마다 다 할머니처럼 자기 생각만 할내기를 하면 야단이 아닙니까. 장군님께서… 어느 하루… 밤잠이나 제대로 주무시는줄 압니까?》

《…》

《돌아가십시오.》

말문이 막혔다. 어린 사람의 타이름이였지만 감히 엇서서는 안될 준절함이 있었다. 그러니 어쩌면 좋담?

그냥 돌아서자니 너무도 아쉬웠다.

할수 없지!…

할머니는 생각끝에 가지고온 그 바구니 두개를 보초병앞에 내려놓았다.

《내 그럼 가겠수. 변변치 않지만… 이걸 장군님식찬에 보태주시우.》

《이건… 뭡니까?》

당황한 보초병이 뒤걸음친다.

할머니는 돌아섰다. 왈칵 솟구치는 눈물을 옷고름으로 찍으며 걸어갔다.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 이 렴치없고 미련한것아! 환장을 했니? 예가 어디라고 주책머리없이 발길질이냐?!…

《할머니! 이걸 가…가지구 가십시오!》

발이 어디에 놓이는지도 모르고 허둥지둥 걸었다. 다급히 가까와지는 발자국소리…

웬 군관이 헐썩거리며 앞을 막아섰다.

《글쎄!… 장군님판단이 옳으셨군요! 어서 가십시다. 장군님께서 부르십니다.》하며 부관은 무작정 할머니의 팔을 잡아끌었다.

너무도 갑작스러움에 퀭해서 쫓아갔다. 장군님께서 내가 온줄을 어떻게 아시였누?

보초소에 이르러 바구니를 찾아들고가려니 보초병이 벙글거린다.

괘씸한 녀석! 장군님께 일러바칠테다!… 하기야 예가 어디라구, 엄해야지!

부관이 할머니의 손에서 바구니들을 앗아들었다. 할머니와 어깨나란히 걷던 부관이 《할머니.》하고 은근한 목소리로 불렀다.

《예.》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

《지금 장군님께선 대단히 바쁘시답니다.》

《!…》

《오래 지체하지 말아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할머니는 우뚝 멈추어섰다.

×

난로가까이로 걸상을 당겨놓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황송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할머니를 눌러앉히시였다.

《날씨가 보통이 아니지요?》

《예, 대한추위를 하느라 이러는 모양입니다.》

그이께서는 김이 문문 피여나는 난로우의 주전자에서 고뿌에 물을 따르시였다.

《옳습니다. 마지막추위입니다. … 자, 더운물을 드십시오, 온몸이 녹을겁니다. … 이제 이 추위만 지나가면 봄이 시작됩니다. 립춘이 한… 열흘쯤 남았지요?》

《예, 그런가 봅니다. … 고맙습니다.》

그이께서 권하시는 물고뿌를 받아들기는 하였으나 할머니의 정신은 온통 장군님의 존안에서 떨어질줄을 몰랐다.

《요새 일을 핑게대구 찾아가뵙지 못해 면목이 없습니다. 식량은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원… 안하실 말씀을…》

할머니는 손을 내저었다.

《안경이 눈에 맞습니까?》

《예, 꼭 맞습니다. 바늘귀까지 휑하니 들여다보입니다.》

《하하! 그럼 됐습니다. 할머니는 글도 아시니 내가 적어준 주소로 손자에게 편지도 쓰십시오.》

《예, 예.》

《손자가 어느새 공병중대장이라니 정말 대견합니다.》

할머니는 목이 메여 대답을 못드리고 손가락에 옷고름만 한고패 감아쥐였다.

《내 그곳 련대장에게 부탁해서 편지도 쓰게 하고 사진도 한장 큼직하게 찍어보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사진이 오거들랑 소문을 내서 손자며느리감도 미리 점찍어두십시오.》

그이께서 어찌나 허물없이 대해주셨던지 할머니는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어내면서도 비죽이 웃었다.

《그게 할미가 골라주는 체넬 가지자구 할게 뭡니까. 그냥 내깔려둬두 저절루 하나 차구오겠는걸요.》

《하하하! 할머니말씀이 옳은것같습니다. 우린 그저 구경이나 하다가 국수나 한그릇 받아먹으면 되겠습니다.》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시오.》

작전국장이 들어와 깍듯이 보고를 드렸다. 그제서야 부관이 하던 곡진한 당부를 상기한 할머니는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냥 앉아계십시오. 일없습니다.》하시며 그이께서 눌러앉히시였으나 《아닙니다.》하고 겁먹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부득부득 일어선다.

《왜 벌써 가시자는겁니까. 오늘 밤은 여기서 나와 함께 지냅시다, 밤마다 혼자서 적적하셨을텐데.》

《원, 무슨 말씀을… 이 늙은게 그만 망녕이 들어서…》

《할머니, 미안해할건 조금도 없습니다. 미국놈들과 싸우는 일만이 아니라 이렇게 할머니와 얘기를 하는것도 이 최고사령관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끝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는수없이 그이께서는 차를 부르시였다. 그냥 걸어가겠다고 야단을 치는 할머니를 기어이 차에 앉히시면서 김일성동지께서는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나이많으신분에게 이렇게 힘든 걸음을 하게 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더 힘을 내서 일하겠습니다.》

할머니는 그이의 손을 붙잡은채 흐느끼기만 할뿐 아무 말도 못했다.

할머니를 바래우고 급히 돌아오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작전국장에게 《보고하오.》라고 짤막하게 이르시였다.

《알았습니다. 21시 30분현재 ×××부대를 제외한 모든 부대들이 예정계선을 돌파하였습니다.》

그이께서는 한순간 침묵을 지키시였다.

《×××부대는 얼마나 떨어졌소?》

《약 5키로메터가량입니다.》

《리유는?》

《눈덮인 산악도로가 너무 가파로와서 사슬띠도 맥을 못춥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생각에 잠기신채 방안을 거니시였다. ×××부대진출로만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거의 모든 도로들이 험악해진다. 어떤 대책을 세울수 있겠는가?… 진출로상의 주둔부대들과 인민들을 동원하여 눈을 치고 길을 닦게 하면 좋겠지만 은밀성이 파탄된다. 어쩌면 좋은가?… 무슨 수가 없겠는가?…

없었다. 그이께서 주실수 있는것이란 전투의 운명을 걸고 달리고있는 모든 병사들과 지휘관들에 대한 믿음밖에 없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부대와 구분대들의 앞장에서 달리고있을 지휘관들의 얼굴들을, 항일의 혈전속에서 생사를 같이해온 투사들의 얼굴들을 한사람한사람 눈앞에 그려보셨다. 그리고… 방금 다녀간 그 할머니의 손자와도 같은, 이 전쟁의 운명을 떠메고있는 그 매개 전사들의 얼굴들도 그려보셨다.

그이께서는 작전국장의 어깨너머에로 생각깊은 시선을 주시면서 자신에게 하시듯 나직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기다립시다. 그들은 기어이 가낼거요.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눈길이 아니라 하늘끝에라도 기어이 갈것이요!》

×

숨가쁜 30분들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 매 30분마다 눈보라치는 마당가에서 어김없이 보고를 받으셨고 빈틈없는 지시들을 주셨다.



《은밀성보장에 최대의 주의를 돌릴것!》

《고장나는 차들은 지체없이 포와 함께 떨굴것!》

밤이 깊어갔다. 부관은 몇번씩이나 그이께 식사를 하시라고 간청하였다.

《고맙소, 먹고싶은 생각이 없소. 전투나 끝내놓고보기요.》

그이께서는 매번 이렇게 대답하셨다.



시계바늘은 벌써 새날에 들어섰다. ×××부대의 행군속도는 점점 더 떠지기만 하였다. 이제 남은 시간에 목적지까지 도착할 가능성은 점점 더 희미해졌다. 설사 전투가 시작될 5시까지 가낸다 하여도 포사격을 준비할 시간은 어방없이 모자랐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작전실로 들어가셨다. 포병사령관과 작전국장을 불러 작전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으시면서 《이거 무슨 대책이 없겠소?》라고 물으시였다.

대답이 없다. 숨가쁜 침묵이 흘렀다. 한참만에야 포병사령관이 무겁게 일어섰다.

《이제 더는… 가망이 없습니다. …》

기대를 품고 주시하시던 김일성동지께서는 안색을 흐리시며 작전국장에게로 시선을 옮기시였다. 그 시선은 《동무도 그렇게 생각하오?》라고 묻고계셨다.

작전국장이 일어섰다.

《×××부대가 도착하지 못한다 해도 화력밀도상으로는 놈들의 공격을 진압하기에 충분합니다.》

고심어린 사색끝에 힘들게 대답하는 두 장령의 모습을 번갈아보며 알릴듯말듯 고개를 끄덕이시던 김일성동지께서는 문득 도리머리를 저으시였다.

《×××부대는 떼버린단 말이지?!…》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고뇌가 어린 나직한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셨다.

《동무들의 말이 옳소. 그들 없이도 전투에서 이길수 있소. 그러나 전투가 끝난 다음에 말이요, 한쪽에서는 훈장수여식을 하고 다른쪽에서는…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어기였으니까 처벌을 주어야겠지?!…》

《…》

《…》

《그렇게는 안되오!》

그 어떤 불결한 물건을 쳐갈기기라도 하시듯 그이께서는 주먹으로 허공중을 내리그으셨다.

몇걸음 작전대에서 물러나 뒤짐을 지시고 한동안 서계시던 김일성동지께서는 문득 작전국장을 바라보시면서 《×××부대가 지금의 속도를 유지하면 늦어도 전투개시전까지는 가낼수 있겠지?》라고 물으셨다.

물음뒤에 달린것이 무엇인지 알수가 없어 작전국장은 《그렇습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대답올렸다.

《이런걸 한번 생각해보오.》하시면서 그이께서는 지도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셨다. 지시봉을 잡고 철원서쪽계선을 찬찬히 살피시다가 지시봉끝으로 어느한 지점을 짚으시였다.

《정형고지 보병련대의 포병들을 동원해서 말이요, ×××부대가 차지할 계선에 감시소들도 미리 준비해놓고 포사격에 필요한 제원들도 미리 구해놓고있다가…》

문득 말씀을 끊으시며 포병사령관을 바라보셨다. 그 시선이 미처 와닿기도 전에 웨치다싶이 하는 포병사령관의 엄청나게 높은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됩니다! 포사격준비시간이 공짜로 생깁니다!》

《공짜라니, 그게 어디 공짜요? 하하하!》

호탕하신 웃음소리가 방안이 들썩하게 울리자 두 장령의 환희에 넘친 웃음소리들이 그에 합세하였다. …



때식도 피로도 잊으신채 초긴장속에 계시는 그이께 부관은 또다시 청을 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안으로 들어가시여 잠간이라도 눈을 붙이십시오.》

《자고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소. 싸움이나 끝내놓고보기요.》

×

1953년 1월 25일 4시까지 모든 포병부대들이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하였다. ×××부대도 빈틈없이 준비된 감시소들과 사격제원들을 받아가지고 즉시에 사격준비를 완료하였다.



정각 5시! 기세등등하여 공격을 개시한 적들의 전투서렬 여기저기에서 아군포탄들이 불기둥을 말아올렸다. 뒤이어 하늘땅을 통채로 뒤흔드는 무시무시한 포사격소리가 진감하였다. 놈들의 전체 공격서렬은 통채로 시뻘건 불바다에 잠겨버렸다.

무시무시한 포성에 한시간동안이나 철원일대의 땅덩어리가 흔들거렸다.

×

전투를 결속하신 김일성동지께서 어찌나 식사를 달게 하셨던지 부관은 너무 좋아 식당아주머니의 손을 붙잡고 춤을 추었다. 식사를 끝내고 마당가를 천천히 거니시는 그이께 부관은 이제라도 눈을 좀 붙이실것을 청드렸다.

《그래, 자겠소. 오늘같이 기쁜 날에야 부관동무의 소원을 다 풀어주어야지.》하시면서 그이께서는 부관의 어깨우에 다정히 손을 얹으시였다.

《밤새 힘들었지?》

정겹게 바라보시는 그이의 모습을 마주하려니 눈앞이 흐려와 고개를 비틀었다.

《오늘은 마음놓고 푹 자라구.》 이런 말씀을 남기신채 침실을 향해 걸음을 옮기셨다. 그러시다가 무슨 생각이 드셨는지 부엌쪽으로 향하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부엌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셨다. 잔뜩 호기심이 내돋은 부관의 얼굴이 부엌문가에 빠금히 나타났다.

그이께서는 부엌구석에 옹크리고 앉아있는 깜장닭앞으로 다가가시였다. 닭이 놀랄세라 조심스레 앉으시였다.

닭의 발목을 맨 끈이 너무 짧아보였다. 그이께서는 주저없이 그 끈을 풀어주시였다. 푸시시해진 닭의 잔등을 조심조심 쓸어주셨다. 아닐세라… 움츠러들었던 닭의 입에서 골골골 하는 울음소리가 무엇이라 이름할수 없는 짜릿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흘러나왔다.

《빨리 둥우리부터 만들어줘야겠군.》

조용히 말씀하신 그이께서는 일어서시여 부엌안을 휘이 둘러보시였다. 이것저것 단지뚜껑들을 열어보시다가 《그렇지.》하고 만족해하시면서 강낭쌀 한줌을 떠내시였다. 다시 오금을 꺾으시고 모이를 뿌려주기 시작하시였다.

《구구 구구구… 구구 구구구…》

전투의 운명, 전쟁의 운명을 두고 그토록 드세차시던 방금전의 모습과는 너무도 판이한 대조여서 부관은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였다.

《부관동무, 전쟁이 끝날 날도 멀지 않았는데 이 닭을 잘 키워야겠소. 우리 공병중대장이 돌아올 때까지 함께 키우자구. 어떻소, 닭을 길러봤나?》

부관을 바라보시는 김일성동지의 모습에는 한점 피곤도 없으셨다.



따뜻한 날씨가 며칠동안이나 계속되였다. 눈덮인 도랑들에서 돌돌돌 물흐르는 소리가 정답게 들렸다. 최고사령부의 처마의 고드름들이 주르륵주르륵 녹아내렸다. 이따금씩 고드름들이 통채로 철써덕 떨어져내리며 산산이 부서져나갔다.

마당가의 눈을 쓸어내던 친위중대의 한 대원이 비자루를 들고 처마밑으로 다가갔다. 비자루로 후려치니 왱강댕강 잘 떨어져나갔다. 허리부러진 고드름 하나가 떨어지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린다. 애가 난 병사는 비자루를 꺼꾸로 모아잡고 후려쳤으나 자꾸만 빗맞힌다.

전선시찰을 위해 마당가의 승용차에로 나서시던 김일성동지께서 문득 그 모양을 보시고는 《국철이! 놔두오. 두어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다 떨어지지 않으리!》하시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그러시고는 활달한 걸음으로 차를 향해 다가가시는데 정찰국장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가방속에서 얄팍한 인쇄물을 꺼내 그이께 드리였다.

심중한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드신 그이께서는 《이건 대체 뭐라는거요?》라고 물으시듯 의아한 시선으로 정찰국장을 바라보셨다. 했으나 정찰국장은 평시의 그답지 않게 벌씬 웃기만 하였다.

그이께서는 푸른색바탕에 조선지도를 그려넣고 군사부호들이 표시된 인쇄물의 표지를 유심히 들여다보시였다. 여섯페지짜리 그것을 일일이 읽어가시는 그이의 존안에는 점차 미소가 짙어가시였다.

마지막페지를 넘기고나신 그이께서는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그루박으시며 《이건 어디서 난거요?》라고 물으셨다.

《예, 전선을 넘어온 우리 정찰병들이 최고사령관동지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그―렇―소?!… 고맙소, 정말 고맙소.》

김일성동지께서는 인쇄물을 잡은 손을 높이 흔드시며 호탕하게 웃으셨다.

《이 희한한걸 나 혼자 봐서야 안되지. 부관동무, 이걸 제꺽 작전국장동무에게 가져다주오. 포병사령관동무랑 다들 보라고 하오.》

부관은 나는듯이 달려갔다.

그것은… 적들이 정형고지(철원서쪽의 바로 그 고지)에 대한 이른바 모범전투를 조직해놓고 미제침략군의 고위장성들과 고위장교들 그리고 여러 나라 기자, 공사, 령사들까지 전투현장에 초청해놓고 나누어주었던 정형고지전투각본이였다.

그이께서 다시 차에 오르시는데 문득 꼬댁! 꼬꼬꼬 하는 닭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눈을 쳐내던 병사들도 정찰국장도… 모든 사람들이 때아닌 그 닭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 울음소리는 김일성동지께서 타신 승용차가 저 멀리 산굽인돌이로 사라진 다음에도 오래도록 계속되였다.

주체87(1998)년

전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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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 로병은 경례를 드립니다

전승절을 며칠 앞둔 오늘전쟁로병 나에게 경사가 겹쳤구나할아버지를 축하한다며군복입은 끌끌한 손자들이싱글벙글 웃으며한꺼번에 집안으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전승절을 며칠 앞둔 오늘전쟁로병 나에게 경사가 겹쳤구나할아버지를 축하한다며군복입은 끌끌한 손자들이싱글벙글 웃으며한꺼번에 집안으

<소개 data-lazy-src=

<소개> 군중문학의 화원속에 피여날 망울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우리 당은 문학예술활동을 대중화하는데 언제나 깊은 관심을 돌려왔으며 로동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우리 당은 문학예술활동을 대중화하는데 언제나 깊은 관심을 돌려왔으며 로동

<단상 data-lazy-src=

<단상> 남새향기

신록짙어가는 여름철이여서인지 요즘은 어디서나 볼수 있는것이 푸르싱싱한 남새들이다.우리 집앞에도 남새상점이 있는데 저녁무렵이면 가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신록짙어가는 여름철이여서인지 요즘은 어디서나 볼수 있는것이 푸르싱싱한 남새들이다.우리 집앞에도 남새상점이 있는데 저녁무렵이면 가

반제계급교양에서 문학예술의 지위

반제계급교양에서 문학예술의 지위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정력적인 령도의 손길아래 반만년민족사에 특기할 다발적이며 련발적인 사변들과 더불어 우리 공화국의 종합적국력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정력적인 령도의 손길아래 반만년민족사에 특기할 다발적이며 련발적인 사변들과 더불어 우리 공화국의 종합적국력

시대의 숨결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며

시대의 숨결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며

자강도위원회에서 전진하는 시대의 숨결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며 창작사업과 경제선동활동을 진공적으로 벌려나가고있다.경애하는 김정은동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자강도위원회에서 전진하는 시대의 숨결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며 창작사업과 경제선동활동을 진공적으로 벌려나가고있다.경애하는 김정은동

평양처녀

평양처녀

모살이 끝낸 벼포기들한창 아지치는 논배미에서떠오르는 아침해 마중하며더운 땀 이랑이랑 바쳐가는 처녀야연분홍머리수건 날리며방실 웃음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모살이 끝낸 벼포기들한창 아지치는 논배미에서떠오르는 아침해 마중하며더운 땀 이랑이랑 바쳐가는 처녀야연분홍머리수건 날리며방실 웃음

영웅의 당부

영웅의 당부

중기의 압철을 오늘도 놓지 않고조군실영웅은총잡은 새 세대우리 병사들에게 말하고있다해방전 그날나라를 빼앗겨짐승처럼 살았다던지난날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중기의 압철을 오늘도 놓지 않고조군실영웅은총잡은 새 세대우리 병사들에게 말하고있다해방전 그날나라를 빼앗겨짐승처럼 살았다던지난날

그 나이앞에

그 나이앞에

불뿜는 적화구를 가슴으로 덮을 때이 영웅의 나이는 열여덟살달려드는 적땅크를 향해수류탄묶음을 안고 달려나갈 때저 영웅의 나이는 스무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불뿜는 적화구를 가슴으로 덮을 때이 영웅의 나이는 열여덟살달려드는 적땅크를 향해수류탄묶음을 안고 달려나갈 때저 영웅의 나이는 스무

<수필 data-lazy-src=

<수필> 농장벌에서 만난 사람들

어디 가나 푸른빛 넘쳐나던 쾌청한 6월의 아침 나는 함주군 수흥농장의 밀보리가을현장을 찾은적이 있었다.시내를 벗어나 도로를 따라 한동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어디 가나 푸른빛 넘쳐나던 쾌청한 6월의 아침 나는 함주군 수흥농장의 밀보리가을현장을 찾은적이 있었다.시내를 벗어나 도로를 따라 한동

<로작해설 data-lazy-src=

<로작해설> 경희극적양상작품창작의 앞길을 밝힌 강령적지침

온 나라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전원회의 결정을 높이 받들고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전구마다에서 기적과 위훈을 떨쳐가고있는 격동적인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온 나라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전원회의 결정을 높이 받들고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전구마다에서 기적과 위훈을 떨쳐가고있는 격동적인

<단상 data-lazy-src=

<단상> 투사들처럼…

지금도 나의 눈앞에 어려오는 하나의 글발이 있다.《우리의 항일무장투쟁행로의 가장 어렵고 힘겨운 고비마다 그리고 승리의 고비마다에서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지금도 나의 눈앞에 어려오는 하나의 글발이 있다.《우리의 항일무장투쟁행로의 가장 어렵고 힘겨운 고비마다 그리고 승리의 고비마다에서

명곡창작에 깃든 불멸의 령도

명곡창작에 깃든 불멸의 령도

혁명적인 노래가 인민들에게 신심을 안겨주고 그들의 투쟁을 불러일으키는 위력한 무기로 되게 하시려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심혈과 로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혁명적인 노래가 인민들에게 신심을 안겨주고 그들의 투쟁을 불러일으키는 위력한 무기로 되게 하시려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심혈과 로

빛나는 예지로 밝혀주신 전승의 력사

빛나는 예지로 밝혀주신 전승의 력사

오늘도 우리 인민들과 인민군군인들은 무장장비관을 찾을 때마다 육중한 무쇠철갑들과 어깨나란히 자리를 차지하고있는 하나의 자그마한 공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오늘도 우리 인민들과 인민군군인들은 무장장비관을 찾을 때마다 육중한 무쇠철갑들과 어깨나란히 자리를 차지하고있는 하나의 자그마한 공

영생하는 전사

영생하는 전사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혁명가의 영생하는 삶은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에 있습니다.》주체71(198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15, 2023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혁명가의 영생하는 삶은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에 있습니다.》주체71(198

무용 《조국의 진달래》와 춤구성

무용 《조국의 진달래》와 춤구성

무용작품에서 구성은 무용형상의 흐름새를 종자에 맞게, 작품의 사상적알맹이를 조화롭게 묶어세우는 기본형식이다.새롭고 특색있는 춤구성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08, 2023

무용작품에서 구성은 무용형상의 흐름새를 종자에 맞게, 작품의 사상적알맹이를 조화롭게 묶어세우는 기본형식이다.새롭고 특색있는 춤구성

철새들을 바라보며 찾은 시상

철새들을 바라보며 찾은 시상

영화문학 《열네번째 겨울》의 주제가를 창작할데 대한 과제를 받은 한 시인이 가사창작을 할 때 있은 일이다. 시인은 영화의 원형인물을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08, 2023

영화문학 《열네번째 겨울》의 주제가를 창작할데 대한 과제를 받은 한 시인이 가사창작을 할 때 있은 일이다. 시인은 영화의 원형인물을

<단시 data-lazy-src=

<단시> 나의 고지

그리 넓지는 않다 나의 포전은이 나라 수백만정보 농토에 비하면내가 지켜선 포전은작은 점일수도 있으리허나 내 그 점 하나 지키지 못한다

Munhak Chosen (dprkmedia) July 08, 2023

그리 넓지는 않다 나의 포전은이 나라 수백만정보 농토에 비하면내가 지켜선 포전은작은 점일수도 있으리허나 내 그 점 하나 지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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