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인간은 세계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고서는 인간자신의 운명에 대하여서도 알수 없기때문에 세계가 무엇인가 하는것을 인식하는데 절실한 리해관계를 가지게 됩니다.》(《김정일선집》 증보판 제11권 362페지)

서양과 달리 철학이 자기발전의 고유한 합법칙성에 따라 발전하여온 중세동양에서는 유물론과 관념론의 투쟁이 리기호상관계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졌으며 그것은 중세동양철학의 중심문제였다.

리기호상관계문제에 대한 정확한 리해를 확립하는것은 중세동양철학에 대한 과학적인식을 가질뿐아니라 철학사상발전의 일반적합법칙성을 립증하는데서도 필수적요구로 제기된다.

리기호상관계문제는 무엇보다 물질과 정신의 선후차성에 관한 문제, 세계의 시원에 관한 문제이다.

리기관계문제를 철학적탐구의 대상으로 처음 제기한것은 성리학이다.

유교성리학의 시조인 주돈이(1017-1073)는 물질적실체인 기와 그의 속성인 리의 관계를 유와 무의 관계로 보고 무가 유를 산생한다는 선행철학의 견해에 근거하여 리가 기를 앞선다는 철학적견해를 제기하였다.

이때부터 사물을 이루는 물질적기초, 재료인 기와 그의 속성으로서의 리의 관계문제가 세계의 시원에 관한 문제로 론의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리와 기의 관계문제가 세계의 시원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 즉 세계의 본질에 관한 문제이라는것을 말해준다.

리와 기의 호상관계문제는 물질과 정신의 호상관계문제이다.

동양철학에서 기는 일반적으로 구체적인 모양과 형체가 없이 모양과 형체를 가진 사물의 물질적기초를 이루는 재료를 의미한다.

중세유물론철학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한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기일원론철학자인 서경덕(호는 화담, 1489-1546)은 《기의 맑고 허한것이 무한한 공간에 가득차있는바 크게 모인것은 하늘과 땅을 이루고 적게 모인것은 만물이 된다.》(《화담집》 2권, 귀신사생론)고 썼다. 그는 기는 무한한 우주공간에 충만되여있는 지극히 미세하고 류동적인 먼지와 같은 물질적립자이며 소리도 냄새도 없고 일정한 형체도 없는 혼돈상태의 물질적실체이며 시초와 종말도 없고 창조되지도 소멸되지도 않는 영원한 객관적실재이라고 하였다.

중국의 유물론철학자인 왕충(27-97경)은 《안개나 연기와 같이 자욱한것은 기가 아직 갈라지지 않은 류이고 그것이 갈라져 맑은것은 하늘로 되고 흐린것은 땅으로 된다.》(《론형》)고 하면서 기는 구름이나 연기와 같은것이며 아득하여 시작과 끝이 없다고 하였다.

이것은 동양철학에서의 기가 구체적인 모양과 형체는 없지만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구체적인 모양과 형체를 가진 사물로 나타나는 물질적실체라는것을 의미한다.

동양철학에서 리는 운동변화의 법칙, 규범을 의미한다.

동양에서는 초기에 리와 도를 서로 구별하여 써왔다. 리는 개별적사물현상의 변화에 작용하는 법칙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썼으며 도는 세계만물의 보편적이며 일반적인 법칙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썼다.

그 이후 철학자들속에서는 리와 도를 천지만물에 내재하면서 그 운동변화에 작용하는 법칙이라는 동일한 개념으로 리해되였다.

성리학의 주요대표자의 한사람인 정이(1033-1107)는 사물은 서로 대립되는 면과 요소를 가지고있으며 그에 의하여 운동변화하게 되는데 이것은 리의 작용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그는 《물극필반하는것은 리가 그렇게 하는것이다. 생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유서》)고 말하였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리일원론철학자인 퇴계 리황(1501-1570)도 《천하의 물건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까닭(소이연)과 마땅히 그러한바(소당연)가 있으니 이것이 리이다.》(《퇴계집》)라고 하였다.

이것은 사물의 운동변화에 반드시 있게 되는 필연적인 리치, 법칙이 바로 리라는것을 의미한다.

원래 법칙은 사물의 운동변화에 작용하는 원리로서 사물을 떠나서 법칙, 리란 있을수 없다.

그러나 성리학에서 기에 대립시킨 리는 사물의 법칙이 아니라 사물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는 독자적인 실체이다 . 성리학자들은 리를 사물이 형성되기전에 존재하는 근원적인 실체라고 보면서 물질적실체인 기에 대립시키였다. 결국 성리학에서 리는 사물로부터 분리시킨 운동변화의 법칙으로서 추상적인 개념이며 정신적실체이다.

중세동양에서 리기호상관계문제는 이처럼 구체적인 모양과 형태가 없이 존재하다가 모이거나 흩어지는 운동변화속에서 모양과 형태를 갖춘 다양한 사물로 되는 물질적실체인 기가 세계의 시원, 본질로 되는가 아니면 추상적사유속에서 사물로부터 분리된 법칙, 추상적개념으로서의 리가 세계의 시원, 본질로 되는가 하는 문제이기때문에 이 문제는 물질과 의식의 관계문제로 된다.

리기호상관계문제는 다음으로 인성론을 기반으로 하는 중세동양의 륜리도덕 및 사회정치적견해의 기초적인 문제로 된다.

우리 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동방나라들에서는 륜리도덕과 사회정치에 관한 문제가 중요하게 론의되였다.

중세동방에서 륜리도덕과 사회정치적견해의 기반은 인성론이며 그것은 리기호상관계문제에 대한 리해를 리론적, 방법론적기초로 하고있다.

중세동방에서 봉건지배계급은 왕권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집권적봉건제도의 유지강화를 위하여 륜리도덕적인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내세우고 그를 강화하는데 큰 힘을 넣었다.

관념론철학자인 리황은 봉건유교도덕에서 핵으로 되는 3강5륜을 더욱 체계화하여 조선봉건왕조 통치의 사상적수단으로 만들었다. 그는 봉건군주제도와 왕권을 신성화하고 봉건등급제도를 공고히 하며 봉건적인 가부장제도와 남존녀비의 악습을 어길수 없는 륜리도덕규범으로 규정해놓은 3강5륜을 《하늘》이 내놓은 지상의 도리, 《인도의 대본》이라고 하면서 그것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였다.(《퇴계집》 7권 성학심도, 42권 향립약조서 참조)

륜리도덕문제에 대한 리황의 견해는 세계의 시원을 태극(리)으로 보는 리일원론적세계관에 기초한 인성론을 기반으로 하고있다. 그는 인간의 본성이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으로 갈라져있으며 그것은 사람이 날 때부터 타고난다고 하였다.

그에 의하면 《본연지성》은 리를 타고난것인데 《인, 의, 례, 지》의 발단으로 되는 측은한 마음,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지혜로운 마음으로서 선한것이다. 《기질지성》은 사람들의 육체적기질과 관련되는 성질인데 여기에는 착한것도 있고 악한것도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타고나는가 하는데 따라 어진 사람으로도 될수 있고 보통사람으로도 될수 있다.

리황이 사람의 본성이 날 때부터 타고나고 그것이 바로 리이라고 한 견해는 《천지만물 이전에 천지만물의 리가 있었다.》는 그의 세계관적견해를 리론적기초로 하고있다.

물론 중세동방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견해에서는 다 같이 사람이 타고난 본성을 가지고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타고난 본성이 어디서 나왔는가에 대한 견해에서 세계의 시원을 물질적기로 보는 유물론자들과 정신적리로 보는 관념론자들이 서로 상반되였으며 이것은 사회정치적견해에 그대로 반영되여 방법론에서 차이를 가지게 되였다.

리황이 사회정치적견해에서도 관념론적원리에 기초하여 《임금과 신하가 있기 전에 임금과 신하의 리가 있었다.》고 한 주장은 본질에서 임금과 신하, 임금과 백성의 봉건적신분질서를 보편적이고 절대적인것으로 합리화한것이였다.

그는 봉건적사회정치질서는 절대적인 정신적실체인 리의 발현으로서 《천리》에 부합된다고 하였으며 사회력사발전과정도 전적으로 《천리》에 의하여 규정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하여 그는 《천심을 누리면서 임금의 도리를 다해》(《퇴계집》 6권 소 무진류조소)야 한다고 하였다.

리와 기에 대한 세계관적견해의 차이는 사람의 본성에 대한 견해에서 차이, 나아가서 사회정치적견해에서의 명백한 차이를 가지게 하였다.

리황을 비롯한 리일원론자들은 사회발전은 전적으로 《천리》에 순응하는가 역행하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면서 봉건적사회정치질서가 절대적인 정신적실체인 리의 발현으로서 《천리》에 부합된다고 하였다. 뿐만아니라 《하늘에는 두개의 해가 없고 백성에게는 두 임금이 없다.》(《퇴계집》 6권 소 무진류조소)라고 하면서 봉건사회에서 최대의 착취자이며 압제자인 봉건왕을 신성화하고 통치체계를 적극 옹호하였다.

서경덕(호는 화담, 1489-1546)은 인간의 본성이 선천적으로 천지의 바른것을 타고나며 여기서 천지의 바른것이란 인과 의라고 하였다.

그는 《천지의 바른것을 완전히 타고난것이 인과 의이다. 인과 의는 근본이 지극히 선하고 지극히 참되여 물이 잔잔한것과 같고 티끝이 없는 거울과 같은데 감정이 작용하면 그 바른것을 잃을수도 있다.》(《화담집》 권2 잡저 박이정지사)고 하면서 천성적으로 가지는 인간의 본성을 천지(하늘과 땅)와 같은 물질에서 찾았으며 작용되는 감정에 대하여서도 물질적욕망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이 리기론의 기본문제인 리기호상관계문제는 세계의 시원을 해명하기 위한 물질과 의식의 호상관계문제로서 그것은 나아가서 인간의 본성과 사회정치적견해의 리론적 및 방법론적기초로 되였다. 이것은 리기호상관계문제의 철학적성격을 더욱 뚜렷이 해준다.

우리는 동양철학에서의 리기호상관계문제를 옳바로 인식함으로써 철학적세계관발전의 합법칙성에 대한 과학적리해를 가져야 한다.

실마리어: 동양철학, 리기호상관계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