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문화어는 혁명하기 좋아하고 투쟁하기 좋아하며 하나를 하여도 명백하게 하는것을 좋아하는 우리 인민의 민족적기호에 맞는 언어이며 우리의 민족성을 가장 정확히 표현하는 참다운 언어입니다.》(《김정일전집》 제10권 172페지)

평양문화어는 하나를 하여도 명백하게 하는것을 좋아하는 우리 인민의 민족적기호에 맞는 언어이며 우리의 민족성을 가장 정확히 나타내는 참다운 언어이다. 평양문화어의 이러한 우수성은 어휘와 문법뿐 아니라 말소리를 류창하면서도 똑똑하게 나타내도록 발전풍부화되고있는 문화어발음법에서도 나타난다.

문화어발음법의 규제내용을 원리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요구대로 발음하도록 하는것은 언어생활을 고상하고 문명하게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중요한 요구의 하나이다.

이 글에서는 문화어발음법에 반영된 말소리법칙들이 어떤 범위에서 어떻게 작용하며 그 작용범위가 어떻게 구획되는가 하는데 대하여 론하려고 한다.

문화어발음법에는 문화어로 말을 할 때 지켜야 할 말소리변화와 관련한 규칙들이 규제되여있다.

단어안에서 말소리들은 그것이 놓이는 어음적환경에 따라 그리고 말뜻에 따라 이러저러하게 달리 발음되기도 한다. 단어안에서 일어나는 말소리들의 변화를 지배하는 법칙을 말소리법칙이라고 한다. 말소리법칙들가운데는 말소리들이 놓이는 어음적조건에 따라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것들이 있는가 하면 단어를 이루는 형태부들의 구성조건에 따라 관습적으로 이루어지는것들도 있다.

례를 들어 《학생》이나 《답사》라는 단어에서 《ㅅ》는 막힘소리로 나는 소음적자음 《ㄱ》와 《ㅂ》의 뒤에서 된소리 《ㅆ》로 발음되는데 이것은 막힘소리뒤에서의 된소리되기라는 필연적인 말소리법칙에 따른것이다. 다른 실례로 《혁명》[형명]에서의 《ㄱ》나 《갑니다》[감니다]에서의 《ㅂ》가 뒤에 오는 울림소리자음들인 《ㅁ》나 《ㄴ》의 영향을 받아 같은 위치에서 나는 울림소리자음들인 《ㅇ》와 《ㅁ》로 발음되는 현상도 찾아볼수 있는데 이것 역시 울림소리닮기라는 필연적인 말소리법칙에 의한것이다. 그리고 《좋다》[조타], 《락하》[라카], 《잡히다》[자피다]에서와 같이 소음적자음인 《ㄱ, ㄷ, ㅂ》의 앞이나 뒤에 《ㅎ》가 놓일 때 그것들이 줄어들어 거센소리인 《ㅋ, ㅌ, ㅍ》로 발음되는 거센소리되기현상도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말소리법칙의 하나이다.

한편 관습적으로 이루어지는 말소리법칙의 례로는 울림소리뒤에서의 된소리되기나 입천장소리되기, 혀옆소리닮기 등을 들수 있는데 이러한 말소리법칙들은 일부 형태부구성속에 놓이는 말소리들사이에서만 일어난다.

례를 들어서 울림소리뒤에서의 된소리되기는 울림소리자음뒤에 오는 순한소리자음이 된소리로 바뀌여 발음되는 말소리법칙인데 《ㄴ, ㅁ》로 끝나는 용언말줄기뒤에 《ㄱ, ㄷ, ㅅ, ㅈ》로 시작되는 토가 오는 경우(례1)라든가 또는 한자말단어안의 《ㄹ》받침 뒤에 《ㄷ, ㅅ, ㅈ》가 오는 경우(례2)와 같이 일부 제한된 형태부구성속에 놓인 어음적련쇄속에서만 규칙적으로 일어난다.

례1: 안다[안따], 안고[안꼬], 안지[안찌]/ 삼다[삼따], 삼고[삼꼬], 삼지[삼찌]

례2: 발달[발딸], 발사[발싸], 발전[발쩐]

다른 례로 입천장소리되기는 혀앞터침소리인 《ㄷ》와 《ㅌ》가 받침소리로 오는 경우 앞모음 《ㅣ》앞에서 입천장에서 나는 터스침소리인 《ㅈ》와 《ㅊ》로 바뀌여나는 말소리변화과정이다. 이러한 입천장소리되기는 례3에서 보는것처럼 덧붙이사이, 말뿌리와 뒤붙이사이 또는 말줄기와 토사이에서만 일어나는것이 특징적이다.

례3: 맏이[마지], 굳이[구지], 여닫이[여다지], 살붙이[살부치]/ 갇히다[가치다], 핥이다[할치다]/ 밭이[바치], 바깥이다[바까치다]

말소리법칙들은 기본적으로 단어발음의 한계안에서 작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단어는 문장의 발음과정에 언어적뜻덩이단위로 뭉쳐서 발음되는 가장 작은 발음덩어리인 소리토막에 대응되는 어음론적단어를 말한다. 어음론적단어는 의미적측면과 발음적측면을 다같이 고려한 발음상의 단어이다.

어음론적단어는 발음상의 견지에서 보면 짧은 끊기에 의해 구획지어지고 하나의 소리마루에 의해 어음론적인 통일체를 이룬 말소리들의 뭉침이며 의미적견지에서 보면 자립적단어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토나 보조적단어들이 함께 어울릴수 있는 발음상의 뜻덩어리이다.

말소리법칙들은 그것이 발음생리적요인에 의한것이든 관습적요인에 의한것이든 언제나 어음론적단어 즉 소리토막의 범위안에서만 작용하며 그것을 벗어나 다른 소리토막의 말소리들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

어음론적단어는 기본적으로 자립적인 단어에 일치한다. 토들과 비자립적인 단어들은 독자적으로 어음론적단어를 이루는 일이 없으며 언제나 자립적단어에 붙어서 어음론적단어의 부분으로만 된다.

례를 들어 《갈것같네》라는 말은 [갈껃깐네]로 발음된다. 여기서 《것》이 [껃]으로 발음된것은 규정토 《-ㄹ》에 의해 울림소리뒤의 된소리되기라는 말소리법칙이 작용한 결과에 의한것이며 《같》이 [깐]으로 발음된것은 막힘소리뒤에서의 된소리되기와 뒤에 오는 울림소리를 닮는 소리닮기라는 말소리법칙이 작용한 결과에 의한것이다. 즉 자립적인 동사 《가다》에 비자립적으로 쓰인 단어들인 《것》과 《같다》가 결합하여 하나의 어음론적단어를 이룬 결과 《것》, 《같》과 같이 된소리되기와 소리닮기라는 말소리변화를 한것이다.

어음론적단어는 둘이상의 자립적단어들의 결합에 의해서도 이루어질수 있다. 특히 체언적단어들이 토없이 결합하여 하나의 소리토막을 이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는 단어들사이의 결합정도에 따라 말소리법칙이 작용하는 정도가 달라질수 있다. 합성단어에서처럼 단어들의 결합이 긴밀한 경우에는 말소리법칙이 뚜렷하게 작용하나 단어들사이에 의미적구획이 지어지는 경우에는 말소리법칙이 작용하지 않는것이 보편적이다.

례를 들어 《혁명적사업방법》이라는 말을 하나의 소리토막으로 발음하는 경우 우리는 흔히 [형명쩍사업빵법]이라고 발음한다. 하나의 어음론적단어안에서 막힘소리뒤에 오는 순한소리는 된소리로 발음된다는 말소리법칙에 의해 《적》뒤에 오는 《사》는 [싸]로 발음되여야 하겠으나 순한소리 그대로 발음되고있다. 즉 된소리되기라는 말소리법칙이 작용하지 않은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어음론적단어안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난다고 보는 말소리법칙이 작용하지 않았다는것은 말하는 사람이 단어들사이에 일정한 어음적구획을 주어 발음하였다는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어음적구획은 더 나아가 소리토막을 구획지어주는 짧은 끊기로까지 넘어갈수도 있다. 실지로 우리는 《혁명적사업방법》이라는 말을 《혁명적》과 《사업방법》의 사이에 짧은 끊기를 두어 두개 소리토막으로 갈라서 발음할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은 어음론적단어의 어음적 및 의미적구성에 따라 말소리법칙들의 작용범위가 달라지며 이로 하여 어음론적단어안의 단어들사이에는 일정한 어음적구획이 생기게 된다는것을 알수 있게 한다. 이러한 어음적구획은 말소리흐름안에서의 순간적인 끊기에 의해 실현된다.

어음론적단어의 발음에서 말소리법칙의 작용을 멈추게 하는 어음적구획을 우리는 발음행위의 순간적인 끊기라는 의미에서 순간끊기라고 부를수 있다.

순간끊기의 어음론적표식은 음향적으로는 무음구간 즉 말소리흐름의 끊김이 없으며 순간끊기가 일어나는 위치의 앞부분에서는 끝소리법칙이, 뒤부분에서는 첫소리법칙이 작용하는것으로 정의할수 있다. 순간끊기가 일어난 위치에 놓이는 말소리들사이에는 조음적영향을 주고받는 일이 없다.

말소리흐름이 끊기지는 않지만 린접한 말소리들사이에 조음적영향을 주고받는 일이 없이 앞의 말소리에는 끝소리법칙이, 뒤의 말소리에는 첫소리법칙이 적용되는것 이것이 순간끊기의 어음적표식이라고 할수 있다.

순간끊기는 어음론적단어 즉 소리토막안에서 단어와 단어를 구획지어 발음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말소리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것은 그것이 하나의 소리마루에 의해 통일된 발음덩어리 즉 소리토막을 이룬다는것을 의미한다. 순간끊기는 이러한 어음론적단어안에서 단어들사이의 의미적구획을 지어주는 어음론적수단으로 쓰인다.

순간끊기는 주로 둘이상의 자립적단어들이 결합한 어음론적단어들의 발음에서 나타난다. 단어와 토사이, 말뿌리와 덧붙이사이, 자립적단어와 보조적단어사이에서는 순간끊기가 거의나 일어나지 않는다.

자립적인 단어들이 토없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어음론적단어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어음론적 및 의미적결합조건에 따라 단어들사이에 순간끊기가 올수 있다.

우선 셋이상의 단어들이 순차적으로 결합하여 어음론적단어를 이룬 경우에는 2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결합들사이에 순간끊기가 올수 있다. 아래의 례에서는 순간끊기를 웃반점(ʼ)으로 표시하였다.

례: 가압배출식우림법 [가압빼출식ʼ우림뻡], 검은줄입부화고기 [거믄줄ʼ입뿌화고기], 국가방위력강화[국까방위력ʼ강화], 반공화국고립압살책동[반공화국ʼ고립ʼ압쌀ʼ책똥]

례는 여러개의 단어로 구성되는 어음론적단어에서 단어들사이의 결합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말소리법칙의 작용이 약화되여 순간끊기가 일어나게 된다는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순간끊기는 쉽게 짧은 끊기로 넘어가 두개이상의 소리토막으로 구획될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뒤붙이 《-적》이 붙어 이루어진 단어뒤에서는 순간끊기가 오는 률이 높다. 이것은 뒤붙이 《-적》이 앞말을 뒤에 오는 단어에 규정어적자격으로 이어주는 기능의 발현에 의한것이라고 볼수 있을것이다.

례: 당적분공[당쩍뿐공/당쩍ʼ분공], 주체적힘[주체적킴/주체적ʼ힘], 대외적환경[대외적콴경/대외적ʼ환경], 사상적병집[사상쩍ʼ병찝], 사회주의적민족문화[사회주이적ʼ민종문화]

또한 어음론적단어의 말줄기가 둘이상의 단어들이 결합하여 5음절이상의 길이를 가지는 경우에도 1차적으로 구획이 가능한 단어들사이에 순간끊기가 일어날수 있다.

례: 고급학용품[고급파교품/고급ʼ하굥품], 손가락권총[손까락꿘총/손까락ʼ권총], 당정책관철전[당정책꽌철쩐/당정책ʼ관철쩐], 건축미학적요구[건충미학쩍ʼ요구/건축ʼ미학쩍ʼ요구]

어음론적단어의 발음에 작용하는 말소리법칙들의 작용범위와 순간끊기에 대한 이상의 관찰로부터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수 있다.

첫째로, 말뿌리와 덧붙이, 말줄기와 토, 자립적단어와 비자립적단어들은 발음에서 하나의 어음론적단어를 이루며 이들사이에는 필연적인 또는 관습적인 말소리법칙이 뚜렷하게 작용한다.

둘째로, 둘이상의 자립적단어들이 토없이 어울려 하나의 어음론적단어를 이루는 경우에는 자립적단어들사이에 순간끊기가 일어나 결합적변화를 일으키는 말소리법칙이 작용하지 않을수 있다. 어음론적단어안에서의 순간끊기는 단어들사이의 결합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단어결합의 음절길이가 커짐에 따라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순간끊기는 어음론적단어의 발음에서 단어들이 어울리는 질서를 보다 명백하게 나타낼수 있게 함으로써 말뜻을 분명하게 나타내게 하는 중요한 어음론적수단으로 리용된다.

우리는 우리말 발음에서 나타나는 말소리법칙들과 그 작용의 원리적내용들에 대하여 잘 알고 발음실천에서 제기되는 언어학적문제들을 옳바로 풀어나감으로써 언어생활을 고상하고 문명하게 발전시켜나가는데 이바지하여야 할것이다.

실마리어: 말소리법칙, 순간끊기

허현명

허현명